3월 국회에 임하는 여야의 마음이 남다르다.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둔 전초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박은숙 기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경남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두 곳에서 치러진다. 단 두 곳이지만 두 당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한국당은 이번 선거가 황교안 대표의 첫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그의 리더십에 상처를 받을 수 있어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당 안팎에서 보수 대통합 등의 명분으로 지도부를 흔들 수 있어 황 대표 입장에선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재보궐 선거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지킬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라며 “만약 승리하면 ‘도민은 그래도 김경수’라고 할 수 있지만, 패배하면 사실상 김 지사에 대한 PK(부산경남) 민심의 심판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냐”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 구속에 대한 민심의 심판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당은 ‘3월 국회’에 전투력을 집중할 태세다. 국회에서 민주당 공격 흥행에 성공한 뒤 이 이슈를 PK로 끌고 가 선거운동에 총동원할 계획이다. 우선 한국당은 미세먼지 문제를 ‘문재인 책임론’으로 몰고 가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미세먼지를 ‘문(문재인)세먼지’라고 공격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연결지어 “원전 가동을 줄이니 화력발전이 늘어 미세먼지 증가를 불러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또한 3월 국회, 그리고 선거운동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물론 전‧현직 인사들을 소환해 조사했으며, 청와대 또한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청와대까지 압수수색이 들어가야 공격하기 좋다”고 말했으며, 다른 국회 관계자 또한 “김 전 장관이 구속되면 그땐 한국당의 재보궐 승리 아니겠느냐”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3월 국회 환노위에서는 여야 간의 공방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8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7개 부처 장관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그리고 국회는 인사청문 요청안을 받은 뒤 20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마무리해야 한다. 여야는 후보자 7명 가운데 장관 후보자 5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하며, 이 또한 재보궐 선거를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국회는 ‘손혜원 청문회’ 때문에 2월 국회를 열지 못했다. 야권은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에서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공세를 펼친 바 있다. 여야는 가까스로 3월 국회 정상화에 뜻을 모았지만, 한국당은 ‘손혜원 청문회’에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보인다. 선거운동을 위해서다.
한편, 이번 재보궐선거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은 오는 21일부터 시작된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