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일요신문] 최근 A 씨는 제주도에 한 달간 머물며 여행하려고 ‘한달살기’ 숙소에 계약금으로 50만 원을 보냈다가 낭패를 봤다. A 씨는 개인 사정으로 숙소를 이용하기 한 달여 전 계약해지를 요구했지만 업체가 환급을 거부해 계약금 전액을 돌려 받지 못했다.
또 이 지역에서 업종신고도 없이 숙박영업을 하면서 숙박비를 받고 일방적으로 입실불가 통보를 하는 등의 ‘먹튀 사기’도 속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지역 ‘한달살기’ 열풍이 불면서 이에 편승한 불법 숙박영업이 성행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제주 한달살기 장기숙박 업체를 조사한 결과 신고 없이 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60%에 달했다. 특히 숙박요금을 표시하지 않거나 계약 취소시 환급규정 등을 표시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공중위생관리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사업자 등록 신고를 해야 한다.
오흥욱 제주여행소비자 권익증진센터장은 “최근 제주에서 내 집처럼 생활하면서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는 제주 한달살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업종신고 없이 영업하는 한달살기 장기 숙박업체가 늘어나고 이로 인한 소비자불만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환급조건 등 규정을 꼼꼼히 확인 후 계약을 진행하는 등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제주 한달살기 인기 장소로 꼽히는 서귀포지역에서는 최근 불법 숙박업을 해온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등 70곳 이상 무더기 적발되는 등 불법 숙박영업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귀포시는 자치경찰 합동으로 아파트와 미분양주택, 타운하우스 등 미신고 숙박업소로 의심되는 61곳에 대해 2월 한 달간 점검을 벌인 결과 21곳을 형사 고발했다.
적발된 곳 가운데 A 아파트의 경우 지난 2017년 12월부터 현재까지 호실(객실 3곳)을 전세로 임대한 뒤 1박에 18만 원을 받고 숙박영업을 했으며 B 타운하우스는 지난해 5월부터 1개동(독채)을 1박에 9만 5000원의 숙박비를 받고 숙박영업을 해오다 적발됐다.
C 단독주택 또한 2017년 10월부터 2개동을 서로 다른 상호로 사이트에 홍보해 1박에 10만~20만 원, 월평균 300만 원의 숙박료를 받고 영업했다.
이번에 적발된 업소들은 여행객을 대상으로 숙박공유사이트를 통해 숙박업소처럼 홍보, 투숙객을 모집해 불법 숙박영업 행위를 하다 적발된 사례다.
미신고 불법 숙박영업으로 적발될 경우 고발 조치돼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건축, 민박 등 관계부서에 통보해 행정조치도 함께 이뤄진다.
서귀포시는 지난해 8월 숙박업소점검 T/F팀이 신설된 후 현재까지 392곳을 지도점검, 74곳에 대해 고발 및 계도 조치했다.
한편 제주여행소비자 권익증진센터가 지난해 10월 한달살기 장기업소 50곳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30곳이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업이나 제주특별법의 농어촌민박업 등 관련 법률에 따른 관계기관 신고 없이 영업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성식 기자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