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된 전 빅뱅 맴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14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남색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승리는 “국민 여러분과 주변에서 상처받고 피해 받은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여기서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하게 경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이동했다.
그러나 “성접대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앞서 오전 10시 먼저 경찰 조사를 위해 출석했던 ‘절친’ 가수 정준영(30)과 마찬가지의 모습이었다.
승리는 지난달 27일 성접대 의혹이 불거지자 내사를 진행 중이던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내사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던 바 있다. 이날은 두 번째 경찰조사이면서, 피의자 신분으로는 첫 번째다.
문제가 된 성접대 의혹은 승리 등 다수의 연예인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불거졌다. 승리는 투자회사 유리홀딩스 등 자신의 사업체를 준비하고 있던 2015년 12월 경, 이 채팅방에서 해외 VIP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할 여자를 붙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경찰의 내사 과정에서 승리는 이와 같은 사실을 부인했고, 그의 전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역시 카카오톡 채팅의 조작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에서 조작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승리는 결국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경찰에 정식 입건됐다.
이 채팅방에서는 성관계 영상과 사진 등을 불법 촬영해 공유해 온 사실도 드러났다. 촬영 및 유포자로는 정준영이 지목됐다. 정준영은 현재 자신의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연예계 활동 중단을 밝혔다.
승리 역시 지난 3월 11일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으며, YG엔터테인먼트는 이튿날인 13일 전속 계약 종료 사실을 알렸다.
한편 경찰은 이날 정준영, 승리 및 승리와 함께 투자회사 유리홀딩스를 운영한 대표 유 아무개 씨도 소환해 조사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