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0시 양평공사 노조원 50여명이 용역보고회 개최장소인 공사 2층 강당으로 통하는 1층 출입구를 원천봉쇄한 후 시위를 벌였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군청 이아무개 정책비서 물러나라” “군수님 눈과 귀를 막는 정책실장 물러나라” 지난 15일 양평공사 마당에서 시위를 하던 공사노조원들이 내건 현수막과 손팻말, 구호에서 나온 문구다.
양평공사 노동조합의 저지로 15일 오전 10시 개최 예정이었던 양평공사 경영혁신 연구용역 최종보고회가 파행으로 진행됐다. 당초 양평공사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보고회는 노조의 저지로 장소를 옮겨 양평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15일 오전 양평공사 노조원 50여명은 보고회 개최장소인 공사 2층 강당으로 통하는 1층 출입구를 원천봉쇄했다. 하지만 양평군이 보고회 장소를 양평군청 대회의실로 옮기자 노조원들은 “군수님의 눈과 귀를 막는 정책실장은 물러나라” “양평공사 적폐보다 공무원 적폐 청산하라”는 등의 각종 손팻말을 들고 군청 대회의실로 이동했다.
10시 40분부터 군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보고회는 양평공사 사장과 조규수 기획예산담당관을 비롯한 군청 공무원들과 양평공사 노조원 등 100여명이 모인 상태에서 진행됐다.
용역업체인 한국미래산업연구원은 PT를 이용한 최종용역보고에서 공사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한 조직 모델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먼저 조직을 사업형구조로 재설계했다며 기존 1상임이사 1실 3본부 13팀을 1상임이사 1실 3부 10팀으로 3본부와 3팀을 폐지했다. 단기간에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는 조직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경영정상화 시점까지 주민감사위원회(외부통제)와 윤리감사팀을 신설(내부통제)하여 감사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친환경유통사업본부를 폐지하고 사회적책임경영부로 축소개편하여 친환경농산물 유통사업 역량 강화와 지역경제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환경시설관리본부 역시 폐지하고 공공환경사업부로 축소 개편하며, 현행 5개팀을 통합 후 권역별(동부.서부)로 2개팀으로 분할하여 성과를 향상시킨다는 계획도 내놨다.
당초 민간위탁으로 기울었던 휴양관광과 체육시설은 존치 후 사업별 성과향상을 도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인력재설계를 통해 정원(209명) 대비 20여명, 현원(199명) 대비 10여명 감축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내놨다.
군청 대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 용역 보고회. 공사노조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양평공사 용역 결과 “양평공사 경영상 위기는 양평공사와 양평군 연대책임”
노조 “월급 24% 삭감 5년간 동결로 부채 100억 상환? 적자책임 떠넘기기”
보고서는 또 현 양평공사의 경영상 위기 초래는 1) 2008년 공사 설립 이후 경영진의 부실경영과 임직원의 방만경영의 결합 2) 공사에 대한 관리감독 부족 및 위탁사업 확대 등으로 부채 증가의 원인을 제공한 군청 등 양자 간 연대책임에 기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장기 5개년 손익 추정시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2020년 이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205억원의 차입금 상환방법으로 직원 성과급 0원, 월급 최대 24%씩 5년간 동결하면 차입금의 50%인 100억원의 부채를 상환할 수 있다는 안을 제시해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보고서는 이어 양평공사에 대한 경영혁신 진단결과, 작금의 경영상 위기는 개인차원이 아닌 조직전체의 연대책임으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재 양평공사는 과거와의 단절을 위한 강력한 자구노력에 기반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용역 수행사인 한국미래산업연구원 측은 “이번 최종보고서가 확정된 게 아니다. 앞으로 양평군과 양평공사, 의회, 노조가 머리를 맞대 최종 결론을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양평공사의 지속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양평공사와 양평군, 양평군의회가 상호역할과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조규수 기획예산담당관은 “오늘 최종 용역결과 보고서는 어느 일방적인 용역결과만을 담은 게 결코 아니다”면서, “용역보고서가 결코 정답이 아님을 저도 확신한다. 이처럼 어려운 숙제를 군과 공사, 노조를 포함한 군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풀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하지만 보고회에 참석한 양평공사 노조원들은 “그동안 두 차례의 중간보고에서는 직원 임금삭감 등의 계획이 없었다”, “직원 임금이 타 공사에 비교해 최하 수준이다” “직원 임금을 삭감하는 이번 용역안에 군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등 용역 수행사와 양평군을 싸잡아 비난했다.
앞서 오전 10시 양평공사 주차장에서는 양평공사 노조가 용역최종보고서 작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양평군청 이아무개 정책비서를 향해 “군수님의 눈과 귀를 막는 정책실장은 물러나라!!”는 등의 현수막과 손팻말을 들고 구호와 함께 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군청 대회의실에서의 보고회에서도 “연봉 삭감, 인원감축 철회하라!” “양평공사 직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의미 없는 용역보고 철회하라!”, “양평공사 적폐보다 공무원 적폐 청산하라!” “눈, 귀 막는 엉터리 정책 철회!” “방관하는 양평공무원 개혁하라!” “양평군의 엉터리 정책으로 망해가는 양평공사!!” “피땀 흘린 근로자가 무슨 죄냐 적폐는 따로 있다!!” “양평군은 뿌리까지 썩어빠진 양평군 공무원의 적폐를 청산하라!”는 등의 성토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이어갔다.
최종 용역안에 반발하는 노조원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공사 박아무개 사장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공사 신임 사장 “공사 정상화보다 잿밥에 집착?” 연봉 53.7% 인상 요구
한편, 직원들 임금을 24% 삭감하여 5년간 동결한다는 용역안에 대해 공사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공사 신임사장이 연봉 인상을 53.7%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군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14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30일 양평공사 5대 사장으로 취임한 박아무개(여, 50) 사장은 전임자 연봉 6천만원보다 3천224만원이 더 많은 9천224만 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은 공사의 경영상태 등을 감안하여 7천500만원의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박 사장은 ‘수용 불가’를 통보한 뒤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휴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임 박 사장은 “다른 지방공기업의 사장 연봉을 기준으로 책정해 달라고 요구한 것 뿐”이라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용역 결과 직원들 임금 24% 삭감까지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양평공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제 몫 챙기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눈먼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 사장은 전 성남시의원(민주당 비례대표) 출신으로 양평공사 사장 공모에 최종 후보 3명에 선정됐고, 정동균 군수에 의해 최종 낙점되면서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에 휩싸였다.
양평군의회 전진선 의원은 지난 1월 29일 5분 자유발언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군민들과 공직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행정을 펼쳐줄 것”을 정동균 군수에게 촉구하면서, 양평공사 사장을 비롯한 세미원 이사장, 체육회 사무국장 임명의 부당함을 지적한 바 있다.
한국미래산업연구원 관계자가 양평공사 경영혁신 연구 최종보고서를 PT를 이용해 설명하고 있다
PT 도중 직원임금 삭감안에 강하게 반발하는 공사 노조원.
PT 도중 노조원들이 반발이 있자 송요찬 의원이 지금 발표하고 있는 용역안이 확정된 게 아니라며 노조원들을 설득했다.
조규수 기획예산담당관이 이날 최종보고서 내용이 확정된 게 아니며, 군과 공사, 노조를 포함한 군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풀어 나가자고 당부하는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직원 임금 삭감 등 최종보고안에 강하게 반발하는 공사 노조원.
양평공사노동조합 최영보 위원장.
인사말을 하는 양평공사 박아무개 사장
보고회가 끝나고 최영보 노조위원장이 노조원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