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 A 씨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클럽 버닝썬과 경찰 유착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강남서 소속 경찰관 A 씨를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사진은 클럽 버닝썬. 사진=박정훈 기자
A 씨는 지난해 7월 말 버닝썬에 미성년자 고객이 출입해 고액의 술을 마셨다는 신고 사건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과 버닝썬 간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강남서 경찰관 강 아무개 씨(구속)가 나서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경찰은 A 씨가 해당 사건 수사를 증거 부족으로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과정이 통상적 수사에 비춰 문제가 있다고 보고 A 씨에게 일단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직무유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경우 적용된다.
다만 A 씨가 버닝썬 측으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가 전직 경찰관 강 씨 등 특정인 부탁을 받고 사건을 일부러 부실하게 처리한 것은 아닌지, 사건과 관련해 금품이 오갔는지 등을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또 경찰은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을 풀 핵심 열쇠인 강 씨를 구속한 뒤 그를 상대로 경찰에 대한 금품로비 정황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강 씨는 버닝썬 측으로부터 돈을 받아 경찰에 전달했다는 의심을 받는 인물이다.
앞서 버닝썬의 이 아무개 공동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강 씨에게 20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지만, 강 씨는 자신이 돈을 받은 적이 없고 경찰에 부정한 청탁을 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해 왔다. 돈을 받은 이들로 지목된 강남서 경찰관들도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