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극 ‘하나 뿐인 내 편’에서 왕대륙 역을 맡은 배우 이장우가 19일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1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일요신문’과 만난 이장우는 “포털 사이트의 드라마 기사에 달린 댓글을 다 읽었다. 저에게 ‘왕돼륙’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것이나 ‘뭐가 그렇게 맛있었냐’고 말씀하시는 것도 다 봤다”고 운을 띄었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주말극 ‘하나 뿐인 내편’에서 왕대륙 역을 맡았던 이장우는 그의 듬직한 풍채 덕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왕돼(지)륙’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바 있다.
“처음에 시놉시스를 받고 처음 생각한 게, 왕대륙 캐릭터는 본부장의 지위에 있잖아요. 제가 알고 있는 본부장님들은 깡마르거나 아주 날카롭기 보다는 듬직하고 푸근한 분들이 많으셨어요. 그리고 제가 맡은 역할이 비주얼적으로 뛰어난 것도 아니어서 오히려 ‘듬직하고 든든해 보이는 본부장으로 보이면 어떨까’ 라고 생각을 바꿔 본 거죠. 그렇게 계획했는데… 어휴 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럼에도 대중들의 반응을 “이해한다”며 넓은 포용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무래도 여주인공과 로맨스를 보여줘야 할 남주인공의 입장에 있다 보니 ‘멋진 본부장’을 기대한 시청자들의 실망도 상정 내였다는 것이다.
“사실 그런 반응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찍은 거긴 해요. 예전의 제 모습을 보시다가 지금 대륙이를 보시고 상처 받으신 분들이기도 하고…하지만 만일 제가 몸이 안 좋았거나, 무슨 일이 있는 상태에서 그런 모습으로 나오고 또 그런 반응을 받았으면 진짜 무너졌을 거예요. 다음 작품에서는 또 다른 캐릭터의 모습으로, 외형적으로 확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면 그게 다 계획이었다는 걸 이해해 주시지 않을까요?”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솔직히 말씀 드리면 저희 모두 시청률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았어요. 다들 40%만 넘어도 정말 대단한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느새 50%를 앞에 두고 있더라고요. 시청률을 보면서 ‘왜 이렇게 높지?’ ‘누가 장난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어요. 거기다 50이란 숫자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결국 넘지는 못했지만 저희가 상상도 못한 결과라 다들 만족했던 것 같아요.”
대중들에게 유의미한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대부분 주말극이 그렇듯, 어머님들과 할머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어린 친구들까지 왕대륙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고 했다. 무서운 세상이어서 답장은 보낼 수 없었지만, 이 자리를 빌어 ‘초딩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저한테 결혼해 달라고 SNS 쪽지를 보내요. 신기하더라고요. 이전까지 초등학생들이 저를 알아 본 적이 없었는데… 어머니와 같이 드라마를 보다 보니까 그런 걸까요? 왕대륙을 보고 듬직한 아버지 같은 느낌을 받은 걸지도 몰라요. (웃음)”
작품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는 이번 드라마로 처음 호흡을 맞췄던 최수종이었다. 이장우는 최수종에 대해 “선한 영향력을 주신 선배님”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선한 아우라가 굉장히 강하세요. 선배님과 함께 있으면 저까지 선해지는 것 같아요. 오랫동안 연기생활을 하고 많이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건 그 선함에서 나오는 결과가 아닐까요? 선배님을 많이 따라 하고, 그렇게 살아야 하겠다, 그런 모습으로 비춰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인연을 맺었고, 좋은 스승을 만난 것 같았어요.”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 때 ‘우리 둘이 연기하면 진짜 재밌겠다’ 이런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나요. 그 때는 유이 씨가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화려한 아이돌 느낌이었는데, 연기를 할 때 보니까 너무나도 성숙한 느낌의, 깊이 있는 배우가 돼 있더라고요. 제가 연기를 먼저 시작했고, 제가 더 오빠인데 위기의식까지 느꼈어요. (웃음) ‘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많이 컸냐’고 제가 놀라서 물어 보기도 했어요.”
이처럼 존경하는 선배와 합도 맞추고, 친한 동생과의 로맨스도 원 없이 찍은 그의 다음 작품에도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듬직하고 둥글둥글한’ 캐릭터가 아닌 ‘날카롭고 예민한’ 캐릭터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이장우의 이야기다. 최근 OCN과 넷플릭스 등 오리지널 시리즈 ‘트랩’, ‘킹덤’ 등의 장르물을 섭렵하고 있다는 그는 이제까지 해보지 못한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하나 뿐인 내 편’으로 너무 큰 사랑을 받았어요. 저에게 있어서도 평생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더라도 믿고 기다려 주시면 좋은 모습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좋은 작품으로 보답 드리겠습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