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BO 시상식’에서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쥔 KT 위즈 강백호.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지난해 KBO리그엔 ‘신인 돌풍’이 불었다. 그 중심엔 ‘슈퍼루키’ 강백호가 있었다. ‘2018 KBO리그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1라운드 1순위로 KT 위즈의 선택을 받은 강백호는 ‘신인 최대어’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강백호는 데뷔와 동시에 KT의 핵심 전력으로 떠올랐다. 시즌 내내 프로 정상급 기량을 과시한 강백호의 성적은 야구팬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들었다. 강백호는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0/ OPS(출루율+장타율) 0.879/ 29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는 2.10이었다.
강백호는 고졸 신인 최다홈런 기록을 경신하며,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긋기도 했다. 강백호가 터뜨린 29홈런은 1994시즌 LG 트윈스 신인 김재현이 기록한 21홈런을 훨씬 웃도는 기록이었다. 팬들은 열광했다. 야구팬들은 시즌이 끝나기도 전부터 강백호를 ‘신인왕 후보 0순위’로 꼽았다. 팬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2018년 11월 19일 서울 강남 르메르디앙서울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강백호는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2018년 강백호의 소속팀 KT는 9위로 정규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5강 진입을 목표로 삼았던 KT로선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였다. 하지만 슈퍼루키 강백호의 등장은 KT에 큰 위안이 됐다.
이제 야구계의 시선은 강백호의 프로 2년차 시즌으로 쏠린다. 과연 강백호가 데뷔 시즌보다 인상적인 활약으로 KT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은 커져만 간다.
# 강백호의 ‘신인왕 맞선임’ 이정후, 2년차에도 바람의 손자 명성 그대로…
프로 데뷔 2년 동안 빛나는 활약을 펼친 ‘바람의 손자’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사진=연합뉴스
강백호의 프로 2년차 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강백호에겐 명확한 ‘비교 대상’이 존재한다. 바로 ‘바람의 손자’ 이정후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는 ‘바람의 아들’이라 불리던 레전드, 이종범의 아들이다. 이정후는 프로 데뷔 후 2년 동안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이종범 아들’이란 꼬리표를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정후는 강백호보다 한해 앞선 2017년에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강백호의 ‘신인왕 맞선임’인 셈이다. 2017시즌 이정후는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4/ OPS(출루율+장타율) 0.812/ 2홈런/ 12도루/ 47타점/ 111득점 맹활약을 펼쳤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이정후에게 2년차 징크스가 없었다는 점이다. 2018시즌 이정후는 109경기에 나서 타율 0.355/ OPS 0.889/ 6홈런/ 11도루/ 57타점/ 8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중반 부상으로 출전 경기는 데뷔 시즌보다 줄었다. 하지만 대부분 기록은 한층 발전한 모양새다. 2018시즌 이정후는 지난해 KBO리그 타율 3위에 이름을 올리며, 놀라운 타격 능력을 자랑했다.
현대 야구에서 선수가치 평가 척도가 되는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에서도 이정후의 발전은 눈에 띈다. 2017시즌 3.66이던 이정후의 WAR은 2018시즌 3.75로 상승했다.
프로 2년차, 이정후는 모든 분야에 걸쳐 발전을 거듭했다. 이는 분명 2019시즌 ‘프로 데뷔 2년차’에 돌입할 강백호에게 귀감이 될 만한 대목이다.
강백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정후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언급했다. 2월 9일 ‘엠스플뉴스’ 보도에 따르면, 강백호는 “‘2년차 징크스’를 이겨낸 이정후가 존경스럽고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강백호는 “앞선 성공 사례가 있으니, 나 역시 더 잘하려고 노력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이정후와 강백호의 타격 스타일은 다르다. 이정후가 순도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타자라면, 강백호는 일발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타자다. 이정후와 다른 매력을 지닌 강백호가 성공적인 2년차 시즌을 보내며 ‘2020년대 프로야구를 대표할 스타’ 자리를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박병호의 파워 + 이용규의 타이밍 갖춘 만능 타자”
강백호의 성공신화는 프로 데뷔 2년차에도 계속될까. 사진=KT
그렇다면, 야구인들이 예측하는 강백호의 프로 2년차 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일단 강백호의 재능을 의심하는 야구인은 없어 보인다.
경주고 김용국 감독은 지난해 KT 위즈 수석코치 입장에서 강백호를 바라본 야구인이다. 김 감독은 KT 수석코치 시절에 강백호를 “박병호의 파워와 이용규의 타이밍을 갖춘 타자”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당시 김 감독은 “강백호가 앞발을 내디디며 공을 때려내는 타이밍은 마치 전성기 시절 이용규를 연상케 한다. 굉장히 날카로운 느낌”이라면서 “이뿐 아니다. 스윙하는 순간 임팩트, 스윙 이후 팔로우 동작은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 박병호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힘이 있다”고 표현했다.
다른 야구인들의 평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야구계 복수 관계자는 “강백호의 스윙을 보면, 저 선수가 왜 신인지명회의 당시 ‘초고교급 선수’란 평가를 받았는지 알 수 있다. 프로 2년차 강백호가 부침을 겪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일요신문’ 취재에 응한 한 야구 관계자는 “강백호가 스윙을 시작할 때 디딤발이 땅에 닿는 장면만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멋있다’는 느낌이다. 멋이 있다는 것은 여러 뜻을 포함한다. 타격 타이밍을 맞추는 데 최적화 된 폼이란 의미도 있다. 타이밍이 좋은 타자는 통상적으로 긴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강백호의 프로 2년차 시즌 역시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대다수 야구인은 강백호의 프로 2년차 시즌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KBO리그에 새롭게 등장한 슈퍼스타가 2019시즌에도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한편 강백호는 시즌을 앞두고 자신의 목표를 “30홈런”이라고 밝혔다.
과연, 강백호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갈 강백호의 여정은 3월 23일 본격적인 첫발을 뗄 예정이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고교 은사’, 서울고 유정민 감독이 예상한 강백호의 프로 2년차 여러 야구인이 KT 위즈 강백호의 프로 2년차를 전망하는 가운데 눈에 띄는 야구인이 있었다. 바로 ‘고등학생 강백호’를 지도했던 서울고 유정민 감독이다. 유 감독은 ‘프로 2년차 강백호’에 대해 어떤 시선을 보내고 있을까. 3월 20일 ‘일요신문’은 유 감독과 통화를 통해 강백호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유 감독은 “강백호는 워낙 성격이 쾌활하다.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법 역시 알고 있는 선수다.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선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강백호가 ‘2년차 시즌’에 유념해야 할 부분을 짚었다. 바로 ‘약점 보완’이었다. 그는 “강백호의 재능은 이미 지난 시즌 성적을 통해 검증됐다. 관건은 지난해 노출한 약점을 얼마나 보완했느냐 여부다. 약점 보완 정도에 따라 올 시즌 강백호의 성적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강백호 본인이 시즌 준비를 잘했다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유 감독은 “강백호가 좋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지난해를 넘어서는 활약을 펼쳤으면 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라며 제자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