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이 중국랭킹 1위 커제 9단을 꺾고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일요신문] 박정환이 다시 세계 정상에 올랐다.
3월 20일 도쿄 일본기원에서 벌어진 ‘월드바둑챔피언십 2019’ 결승에서 박정환 9단이 커제 9단을 상대로 287수 만에 흑 1집반승을 거뒀다. 월드바둑챔피언십은 3년 연속 우승이다. 일본에서 열린 대회에선 잘 지지 않는 묘한 징크스도 이어갔다. 올해 월드바둑챔피언십은 예선을 거쳐 8강 토너먼트로 열렸다. 박정환은 8강에서 랴오위안허 6단을 꺾고 준결승에선 한국 내 라이벌 신진서 9단을 제압했다. 결승에서 커제를 이겼고, 상대전적도 11승 8패로 앞섰다.
세계 최강을 다투는 ‘라이벌’ 박정환과 커제는 둘다 한·중 랭킹 1위에 올라있다. 이번 결승전도 박정환의 역전승이었다. 초반은 박정환이 큰 모양을 통해 공격에 나섰고 커제가 날카로운 타개로 대응하며 중반까지 치열한 전투가 지속됐다. 종반까지 미세하게 백(커제)이 앞선 상황이었는데 결국 끝내기에서 승부가 결정났다. 모두가 승부가 끝났다고 생각했던 순간 박정환은 아주 미묘한 장면을 만들어 득을 보며 역전했다. 반집 지던 바둑을 1집 반 승리로 바꾼 마법이었다.
이 대국을 해설한 이영구 9단은 “박정환이 커제룰 상대로 계속 끝내기에서 역전승을 거둔다. 그래도 이 바둑을 이긴 건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박정환은 공개해설회장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매우 기쁘다. 불리했던 바둑을 역전한 만큼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에서 박정환 9단은 우승상금 2000만 엔(약 2억 원)과 우승컵을, 준우승한 커제 9단은 500만 엔(약 5000만 원)의 상금을 각각 받았다.
우승트로피를 든 박정환 9단.
박주성 바둑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