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유증을 털고 ‘완전체’로 나설 김광현은 올 시즌 더욱 강력한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일요신문]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오랜 속설이 있다. 탄탄한 마운드는 야구 구단의 전력을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에 ‘일요신문’에서는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개막에 앞서 10개 구단 선발 로테이션을 들여다 봤다.
#SK·두산, 안정된 5인 로테이션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SK와 두산은 올 시즌 또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이들의 저력에는 안정적인 선발진 구성이 뒷받침한다.
SK의 안정감에는 김광현의 존재감이 절대적이다. 팔꿈치 인대 수술 이후 복귀한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등판이닝 제한 관리를 받으면서도 좋은 활약을 보였다. ‘완전체’로 돌아올 올 시즌에는 더욱 강력한 모습을 선보일 전망이다.
이외에도 지난 시즌 전반기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인 앙헬 산체스와 다시 손을 잡았다. 산체스는 지난해 한국음식에 적응을 못하며 체력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제육볶음까지 즐겨 기대감을 높인다. 이외에도 ‘제 2의 켈리’로 불리는 브룩 다익손과 지난해 22승을 합작한 박종훈-문승원의 4, 5선발 자리도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2위와 14.5게임차를 벌리며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이는 33승을 만들어낸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에 두산은 두 외국인 투수와 모두 재계약을 체결한 유일한 구단이 됐다.
토종 선발 자원도 풍부하다.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 보직을 변경한 이용찬은 15승을 거두며 기대감을 웃돌았다. 젊은 투수 이영하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가능성을 보였다. 오랜 기간 선발진을 구축한 유희관과 장원준의 존재감도 크다.
임창용 공백이 있는 KIA지만 양현종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임준선 기자
한화와 키움은 지난해 나란히 가을야구를 경험한 바 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접전 승부를 펼쳤던 두 팀은 올해 운용할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서는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키움은 SK, 두산과 함께 다수의 전문가들에 의해 올해 3강으로 분류되는 팀이다. 허구연 해설위원도 “외국인 선수들의 전력이 다들 비슷한 수준이라 가정했을 때 3팀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내렸다.
키움은 제이크 브리검-에릭 요키시 외국인 원투펀치에 최원태, 신재영, 안우진을 내세울 계획이다. 특히 안우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해 징계로 후반기부터 나섰던 그는 가을야구에서 잠재력을 드러냈다. 김선기, 김동준, 이승호 등 패기 넘치는 투수들도 대기하고 있다.
반면, 한화는 팀 전력 중 선발진이 불안요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도 선발보다는 불펜의 끈끈함으로 3위에 오른 한화였다.
한화는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했다. 결별을 선택한 키버스 샘슨은 지난해 탈삼진왕(195개)이었다. 토종 선발 3인은 경험 면에서 물음표가 붙고 있다. 김재영, 박주홍, 김성훈의 1군 등판 횟수를 모두 합해도 100경기에 미치지 못한다. 선발로 폭을 좁히면 이는 더 줄어든다.
삼성은 양창섭의 공백을 크게 느낄 전망이다. 연합뉴스
KIA는 지난해 일정을 마치고 가장 큰 소란을 겪은 팀이다. 직책을 가리지 않고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던 최고참 임창용과 결별하며 잡음이 일었기 때문이다. 임창용은 고령(1976년 생)에도 팀이 어려운 시기에 선발로도 나서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올 시즌 KIA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또 다른 선발 후보였던 한승혁과 윤석민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다.
그럼에도 양현종의 존재감만큼은 절대적이다. 그는 지난 5년간 74승을 거두며 KBO 리그 대표 투수로 자리잡았다. KBO 투수 중 최고 연봉(23억 원)을 받고 있다. 그가 버티는 3선발까지는 걱정이 없는 KIA다.
롯데 또한 ‘난자리’가 아쉬운 구단이다. 롯데는 지난해 33경기에 등판, 9승 6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한 노경은과 진통 끝에 결별했다. 토종 선발진으로 김원중과 장시환이 버틸 전망이다. 비록 노경은이 메이저리그 입단 테스트에서는 탈락했지만 좋은 컨디션을 자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아쉬움을 더했다.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은 앞서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양상문 신임 감독에 대해 “재밌는 감독”이라며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는 말을 남겼다. 실제 양 감독은 보기 드문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5선발 자리에 송승준-윤성빈-박시영-김건국을 2명 씩 내세우는 실험을 천명했다.
통합 4연패라는 기록으로 2010년대 초반 리그를 호령했던 삼성은 이후 2년 연속 9위를 차지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6위로 반등했고, 올해는 5강 합류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유력 선발 후보였던 양창섭이 부상으로 쓰러지며 변수가 발생했다. 양창섭은 스프링캠프 도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귀국했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복귀까지 1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전을 노리던 삼성에게는 뼈아픈 소식이다.
LG 또한 부상이 두려운 팀이다. ‘95억 사나이’ 차우찬은 지난해 팔꿈치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종료와 동시에 수술을 받고 비시즌 내내 재활에 매진했다. 시즌 초반 쯤에 돌아올 예정이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위권 탈출 가능할까
하위권 싸움을 벌였던 KT와 NC는 올해 반등을 노리지만 마운드에서 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양 팀 모두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바꿨다는 공통점도 있다.
KT는 지난해 주축 선발인 금민철이 FA 자격을 얻었지만 재계약을 체결하며 끌어 앉혔다. 하지만 또 다른 선발 고영표는 군복무를 위해 팀을 떠났다. ‘유턴파’ 신인 이대은에게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NC는 이재학과 구창모가 올해도 선발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다만 구창모는 시범경기 때 부상을 당해 2군으로 내려간 상황이어서 NC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