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세청은 강남 클럽 ‘아레나’와 ‘버닝썬’ 등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전국 유흥업소 21곳에 대한 동시 세무조사도 병행하는데 이들의 고질적 탈세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세청은 3월 21일 서울 강남구 버닝썬엔터테인먼트 사무실 등에 조사관을 보내 세무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버닝썬 엔터테인먼트는 클럽 버닝썬의 운영사로 승리가 사내이사를 지냈다.
버닝썬은 마약 투약, 성폭행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2월 17일 영업을 중단했다. 아직 폐업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수십억 원의 탈세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경찰에 이어 국세청까지 나서며 버닝썬 수사가 승리 관련 사업으로 확대된 것.
승리 인스타그램 캡처
승리는 몰카 동영상 유출 등의 혐의로 구속된 정준영과 최종훈, 걸그룹 멤버의 친오빠 권 아무개 씨 등과 2016년 5월 서울 강남에 주점 ‘밀땅포차’를 차렸다.
‘밀땅포차’는 승리와 박한별의 남편 유인석 씨가 창업한 강남 클럽 ‘버닝썬’의 모회사인 유리홀딩스가 지분 50%를 투자했다. 정준영 등 나머지 5명이 지분 50%를 10%씩 나눠 갖는 형태였다.
‘밀땅포차’는 유흥주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세금을 줄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유리홀딩스가 운영한 힙합 바 ‘몽키뮤지엄’의 탈세 의혹과 같다. 실제로 ‘몽키뮤지엄’은 2016년 개업 때부터 손님이 술을 마시며 춤추는 공간이 있었지만 ‘소매점’으로 신고했다가 그해 말에 1개월 동안 영업 정지되기도 했다.
또 승리는 ‘밀땅포차’ 개업 당일인 2016년 5월 23일 유리홀딩스에 투자한 일본 기업의 한 회장에게서 술값으로 800만 엔(약 8000만 원)을 현금으로 받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밀땅포차’는 현재 폐업 상태다. ‘밀땅포차’ 바로 위층에는 승리가 운영했던 아오리라멘집이 자리하고 있다. 아오리라멘은 승리가 이사직을 맡고 있었던 외식업 브랜드로 현재는 승리를 포함한 모든 대표이사와 사내 이사직가 사임했다. 앞서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승리의 아오리라멘 사임 이유에 대해 승리의 현역 입대가 코앞에 다가오면서 군 복무에 관한 법령을 준수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지만 버닝썬 수사 여파라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이밖에 승리는 버닝썬 등 클럽운영은 물론 벨기에 와플카페를 창업하고, 닥터글로덤 화장품의 지분 10%를 투자했다. 닥터글로덤은 2017년 출시 한 달 만에 9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고 10여 개국에 수백억 원의 수출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승리는 지난해 빅뱅 일본 콘서트를 마치자마자 이 회사의 홍콩과 태국 VIP 초청 론칭 행사에 참석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승리는 부동산 사업에도 열심이었다. 승리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은 강남의 시세 30억 원 이상이며, 사기소송으로 화제가 되었던 부산시 기장군 대지부지도 소유하고 있다. 기장땅은 당시 토지시세만 30억 원이었지만 현재는 3배 가까운 시세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승리 아버지는 부동산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승리 부모들 역시 여러 채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 유리홀딩스로 ‘승리’ 야망 날개, 린사모와 베트남 사업에 ‘눈독’
넷플릭스 ‘YG전자’ 이미지
BCH페레그린은 성신양회와 함께 레미콘 업계 7위권 업체인 한라엔컴 인수를 성사하며 첫 투자에 성공했다. BCH의 투자지분에 베트남과 일본 투자자가 절반을 훌쩍 넘은 것도 유 씨와 승리의 역할이 있었을 거란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베트남과 일본에 각각 해외사무실을 보유하고 관계사로 베트남 현지 부동산개발 업체인 탄호잉민그룹(Tan hoang minh), 일본 내 부동산 디벨로퍼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 KRH그룹이 있다.
유리홀딩스의 투자처이자 숨은 조력자로 알려진 중국계 린사모의 존재도 이때쯤 사교계에 소개됐다. 버닝썬 사건이 터지며 화제가 된 승리의 생일 파티 영상 중에도 린사모가 등장한다. 린사모의 존재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일각에선 싱가포르와 홍콩의 호텔체인 회장의 가족이거나 세계적인 카지노회사 회장의 부인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린사모는 승리의 후견인이자 빅뱅의 열렬한 팬이라는 점뿐이다. 그럼에도 버닝썬을 오픈한 것 역시 린사모의 조력이자 의견이 반영되었다는 의혹은 여전하다. 버닝썬 VIP룸과 만수르세트 등 중국부호들의 놀이문화를 그대로 따 온 것도 린사모를 위한 것이라는 소문이다.
여기에 YG엔터테인먼트가 린사모와 승리의 연결고리에 한 축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YG는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승리와 YG가 중국 자본과 함께 베트남 등 해외에서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을 추진했다는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버닝썬 사태로 이들의 사업계획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승리의 연예계 은퇴선언과 수사 여파로 인해 유리홀딩스와의 관계 자체를 조심스러워하는 움직임도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는 데다 당장에 경찰이 YG와 유리홀딩스의 탈세정황 등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