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새노조(위원장 오주헌)와 약탈경제반대행동(대표 이대순) 등이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황창규 KT에 대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T새노조(위원장 오주헌)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 26일 황창규 KT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의 업무상배임·조세범처벌법위반·횡령·뇌물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KT새노조 측은 “황창규 회장은 2016년 10월쯤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자인 이 아무개 전 KT 전무 등과 공모해 당시 자본금 2억 6000여만 원의 엔서치마케팅을 KT와 종속기업 나스미디어가 600억 원에 인수하게 했다”며 “이는 당시 공정가치보다 424억여 원이나 더 높은 가격으로, 회사에 막대한 피해와 손해를 입히고 법인세 등을 탈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월 시민단체 플랜다스의계(대표 안원구)는 KT와 매각 주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등에 대해 국세청에 탈세신고서를 제출했다. 법인세법, 상속세 및 증여세법, 조세범처벌법 등을 위반, 법인세를 탈세했다는 것이다. 해당 탈세신고건은 지난 1월 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배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KT새노조 측은 “황 회장은 2014년 취임 이후에는 전직 정치인 등 권력 주변의 인물 14명을 경영고문으로 위촉해 자문료 명목으로 월 400여만 원에서 1300여만 원의 보수를 지급해 총 20억 원을 지출했다”며 “이들은 임원들조차 신원을 모를 정도로 은밀했으며 불법적인 로비집단으로밖에 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KT새노조는 “KT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자정능력을 상실했다. 이제 내부고발과 사법체계의 단호한 처벌을 통해 새롭게 출발하는 길밖에 없다”며 “상황이 이 정도라면 황 회장은 법적 처벌 이전에 KT 경영실패와 국민들에게 끼친 피해를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로 사퇴해야 마땅하다. 오는 29일 주주총회 전에 황 회장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T는 채용비리, 불법로비 등의 의혹으로 전방위적인 포화를 맞고 있다. 이날 서울남부지검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딸을 포함해 6건의 부정채용에 연루된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KT민주동지회도 이날 서울남부지검에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의 전직 보좌관 2명과 지인 등 4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오는 4월 4일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T 아현지사 화재원인 규명을 위한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이번 청문회에는 황창규 회장이 출석해야 한다. 최근 쏟아진 KT와 황 회장에 대한 의혹에 황 회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