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기수부문에서는 문세영 기수의 1500승이 단연 화제였다. 일요경마 마지막 11경주에서 어나더스마트원에 기승해 데뷔 19년 만에 대망의 1500승을 달성했다. 살아있는 전설 박태종 기수(2069승)에 이어 두 번째로 대기록을 달성했는데, 최근 활약으로 볼 때 부상만 없다면 박태종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주 출전마 가운데 눈여겨볼 마필들을 소개한다.
#[부-국6]초동대장(3세·수·4전0/0/2·손병철·최기홍 부:캡틴콜티시 모:너티브리지트)=직전 경주에 이어 또다시 3위에 머물렀는데, 경주 내용이 매우 좋았고 기록도 상당히 단축돼 다음 경주 입상 유력마로 추천한다.
데뷔전에서는 34마신차로 꼴찌, 두 번째 경주에서는 7위에 그쳐 부진형 마필로 분류되었다. 그런데 직전 세 번째 경주에서 깜짝 3위를 기록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당시 단승식 배당이 105.9배였을 정도로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는데, 선두권 전개로 3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번에는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이었다. 빠른 출발을 보이며 선행을 모색했는데, 바로 옆에 있던 랩터코어(인기 1위)가 선행을 양보하지 않고 경합을 펼친 것이다. 4코너 이후 직선주로에 접어들 때까지 선행경합이 계속되었음에도 막판까지 살아있는 걸음으로 3위를 기록했다. 우승마와 차이도 1.3마신에 불과했고, 기록도 1분 01초 7로 매우 빨랐다. 앞서 펼쳐진 경주에서 우승한 애니굿데이의 기록 1분 01초 8이었는데, 0.1초가 빠른 기록이었다.
모계 형제마인 초동스카이가 2군까지 진출했었고, 이번 경주를 통해 뚜렷한 전력향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서-외3]나의빛이여(3세·수·8전1/1/2·우태율·안병기 부:Mission Impazible 모:Flingette)=이 말은 직전 경주와 비교해볼 때 완전히 다른 말이 돼서 나타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컨디션 회복세가 뚜렷하고 복기내용이 좋아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전 경주에서는 우승마 프린스메모리에게 32마신차를 보이며 능력부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 경주에서는 3위를 기록하며 급반등을 보인 것이다. 레이스 운이 따른 어부지리가 아닌 자력에 의한 3위였다. 우승마와의 차이도 1.5마신밖에 나지 않았을 만큼 질적인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늦발은 아니었지만 다소 둔한 출발로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곧바로 중속을 발휘하며 중위권에 가담했고, 4코너를 네 번째로 돌았다. 직선주로에서 더욱 힘을 내며 3위까지 올라왔다. 당일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전해 필자도 현장예상에서 축마로 추천한 글로벌퀸을 이기지는 못했지만 불과 1.5 마신차의 선전이었다.
이 마필은 원래 데뷔 초부터 주목을 받았었다. 세 번째 경주에서 왕벚꽃(2군, 4/3/1)을 무려 8마신이나 따돌리며 압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그런데 3등급에 올라간 이후 능력정체를 보이며 부진에 빠졌다가 이번 경주를 통해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혈통적으로는 기대치가 높지 않지만 이제 3세가 됐을 만큼 한참 성장기에 있고 이번 경주를 통해 변화를 보인 만큼 3등급에서는 편성만 맞으면 충분히 입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외3]킬리의제왕(3세·수·6전1/0/3·윤우환·송문길 부:Dialeded 모:Cliff‘s Secret)=3등급 첫 도전에서 기대 이상의 경주력을 보이며 3위를 기록한 마필로, 다음 경주에서는 최강 편성만 피한다면 입상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말은 이전 다섯 번째 경주에서 첫 승을 기록하며 전력변화를 보이긴 했었다. 선행을 나서며 2위마 조우니가를 7마신 따돌리고 우승했는데, 편성이 너무 약했기 때문에 필자는 큰 의미는 두지 않았다. 이번 경주는 직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편성이 강했다. 게다가 승급전이었고, 발 빠른 마필도 많아서 필자는 아예 예상에서 제외했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인 것이다.
선행은 문세영의 선더마크가 나섰다. 단승식 1.4배의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마필이었는데, 킬리의제왕은 바로 옆에서 선입작전으로 맞섰다. 4코너까지 레이스가 그대로 이어졌고, 직선주로에 들어섰는데 결승선 통과할 때까지 전혀 지치지 않는 걸음을 보였다. 결국 역전에는 실패하고 3위로 골인했는데, 선더마크와의 차이는 불과 머리차였다. 결승선 통과시에 필자는 적잖이 놀랐다. 선더마크와 거의 대등한 경주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부마 Dialeded는 2018년 미국 리딩사이어 34위에 오를 정도로 씨수말로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530kg대의 좋은 체구를 타고났고, 이번 경주를 통해 분명한 경쟁력을 보였기에 다음 경주에서는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서-국6]러닝복스(3세·암·1전0/1/0·오종환·최봉주 부:지금이순간 모:달리자)=데뷔전에서 기대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며 2위를 기록한 마필로, 아직 6등급에 남아있어 다음 경주에서도 입상 유력마로 추천한다.
단승식 인기 7위가 말해주듯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주행검사에서도 1위로 통과하긴 했지만, 기록이 1분 04초 6으로 느렸고 강한 포스는 보이지 못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치른 데뷔전에서 의외의 능력을 보인 것이다. 경주거리도 1000m가 아닌 1300m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출발부터 매우 좋았다. 가장 빠른 출발로 선두권에 나선 후 중반에 2위 그룹에서 선입으로 레이스를 펼쳤다. 4코너부터는 선행을 나섰던 정상스타 바로 옆에 붙어 경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직선주로에서도 전혀 지치지 않는 모습으로 여유 있게 2위를 기록했다. 막판 결승선 통과시에 심장의고동(인기 1위)에게 우승을 내주긴 했지만 불과 1마신 차였고 3위권과는 7마신의 큰 차이로 넉넉한 2위였다.
혈통적으로 볼 때는 전혀 기대치가 없어 보이지만, 데뷔전에서 보여준 전력이라면 6등급에서는 어떤 편성에서도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서-외3]베네딕트(3세·수·7전2/1/1·강석대·정호익 부:Creative Cause 모:Jacqui’s Promise)=직전경주보다 한 단계 늘어난 걸음을 보이며 3위를 기록한 마필로, 경주 내용도 좋았기에 다음에는 더 좋은 성적을 예상해본다.
직전 3등급 첫 도전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후미에서 고전하다가 8위에 그치고 말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달랐다. 초반부터 빠른 스피드를 보이며 선두권에 가세했다. 선행은 문세영의 다크플레이어가 나섰고, 베네딕트는 바로 뒤에서 외곽선입으로 맞섰다. 시종 외곽선입 전개를 펼치고도 결승선에서 탄력을 잃지 않고 3위까지 올라섰다. 막판 역전에는 실패했지만, 우승마 슈퍼삭스와 1.5마신의 근소한 차의 접전을 펼쳤다. 이전 경주에서는 슈퍼삭스에게 7마신차로 졌는데, 이번에는 차이를 상당히 줄였다.
뚜렷한 전력변화를 보였고, 선추입에 능한 장점도 지니고 있어 다음 경주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