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3억 원 의혹이란 라 전 회장이 이백순 당시 신한은행장을 통해 비자금 3억 원을 정체불명의 사람에게 전달한 사건이다. 일부에서는 돈을 받은 사람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추측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2015년 3월 라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을 무혐의 처리했다.
이는 2010년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측이 경영권을 놓고 고소·고발전을 펼친 일명 ‘신한 사태’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남산 3억 원 의혹을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또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권고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사진=일요신문DB
신한금융은 최근 라응찬 전 회장 측근으로 알려진 위성호 전 행장과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을 퇴진시키기도 했다. 위 행장은 지난해 말 퇴진이 결정된 후 기자들과 만나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럽고, 왜 임기 중간에 인사를 했는지 잘 모르겠다. 나한테 전화를 한 대부분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가는 인사라고 한다”며 “신한금융의 5개 주요 자회사 CEO들은 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되는데 이번에 후보군 5명 중 4명이 퇴출됐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해당 인사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 회장은 “최근 경기 전망이 어려워 세대교체를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도 “(최근 검찰 조사와는)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압수 수색으로 확보한 증거자료를 통해 라응찬 전 회장 등이 받고 있는 뇌물 혐의와 위증 혐의를 살펴본 후 이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