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박물관은 1996년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의 전통을 밝히고 계승하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개관했다. 개관 이래 유물 수집, 학술연구, 사회교육을 통해 수도권 시민들이 즐겨 찾는 문화사랑방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춰 경기도박물관은 문화 보존을 넘어 문화 창조와 문화 복지로 거듭나려는 시도에 나선다. 어린이부터 어르신, 그리고 취약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총 8종의 교육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박물관의 역할을 재정립하려 한다. 이 중 어린이, 청소년, 어르신, 사회복지 대상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톺아본다.
먼저 어린이 대상 교육프로그램인 어린이 발굴 체험 교실 ‘상상고고(想像考古)’가 4월 4일부터 6월 22일까지 진행된다. 6세 이상의 유치원생부터 체험이 가능하다. 상상고고는 청동기 시대의 유물을 직접 발굴하면서 당시 생활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이다.
발굴체험교실
박물관 내부 고고실을 관람하며 선사시대에 대한 전반적 지식을 습득하고 야외 전시를 통해 고인돌에 대한 설명으로 청동기 시대의 생활상을 이해한다. 고고학자가 돼 청동기 시대 유적을 발굴하는 발굴 체험에 나선 뒤, 기록을 남기는 커리큘럼으로 구성해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직업이다.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내 적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을 시기다. 경기도박물관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선시대 직업탐구’와 ‘박물관을 잡(JOB)아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조선시대 직업탐구’는 문관(文官)과 무관(武官), 도화서(圖畫署)의 화원(畫員), 수라간(水刺間)의 숙수(熟手) 등 조선시대의 직업과 생활모습을 살펴본다. 학교 교과과정과도 연계된 융합교육으로 청소년이 미래에 대해 설계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박물관을 잡(JOB)아라!’는 박물관에 종사하는 전문 인력의 다양한 업무를 개인 미션과 모둠 게임 활동을 통해, 업무 중에 요구되는 환경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래의 학예사, 사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박물관 직업탐구
성인 역사·문화 강좌 ‘뮤지엄 아카데미’의 제26기 과정이 4월 10일 개강한다. 연령 제한은 없지만 어르신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이번 학기는 ‘한국인의 삶과 문화, 근·현대건축으로 말하다’ 라는 주제로 6월 26일까지 총 10주간 매주 수요일에 진행한다. 한국 건축의 흐름을 사회·문화·예술·역사적으로 다양한 시선 속에서 살필 계획이다.
뮤지엄 아카데미 현장답사
이화여자대학교 임석재 교수의 ‘우리 옛 건축과 서양 건축의 만남’이라는 강의를 시작으로 여덟 번의 강의와 두 번의 유적답사로 구성됐다. 강의도 좋지만 유적답사는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강의와 답사를 통해 우리 선조들이 살아왔던 터를 기반으로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었던 공간을 되새기고, 더불어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게 될 주거문화를 모색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찾아가는 경기도박물관’은 여건상 박물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만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 박물관 내 유물과 연계한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도서 벽지에 위치한 초등학교와 특수학급, 사회복지시설 및 행사·박람회장을 방문한다. 특히 올해는 문화 향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장애인들과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사회복지시설을 중점적으로 찾아갈 계획이다.
찾아가는 경기도박물관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