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경기지역화폐’의 성공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경기형 복지 완성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카드형 ‘경기지역화폐’ 이미지. 사진제공=경기도
[일요신문]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을 향한 이재명표 정책들이 취임 1년을 앞두고 가시화되고 있다. 취임 직후 기본소득을 통한 부의 재분배와 소득 불균형 해소를 화두로 던진 바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국토보유세의 도입, 지역화폐의 활성화, 완전한 지방분권의 실현 등을 제시해 왔다. 이 가운데 지역화폐는 별도의 대규모 재정 부담 없이 경제활성화와 복지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 자영업자 비율과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경기도로서는 지역화폐의 활성화가 지역소비가 곧 지역경제의 활력으로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안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2018년 11월 19일에 발표한 ‘경기지역 자영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현재 경기도의 자영업자는 126만 명, 최근 18년간(2000~2017) 증가율은 29.2%를 기록했다.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만큼 폐업률도 높아 2017년 경기도 내 자영업 폐업률은 14.3%로 전국 평균 13.8%를 넘어섰다. 이처럼 폐업률이 높은 이유로는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의 영업이익률이 2010년 14.6%와 27.1%에서 2015년에는 8.32%와 16.4%로 크게 감소했다. 이 같은 서민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고 소상공인에 활력을 불어넣어 내수를 강화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침체에 대응하며, 이를 서민복지로까지 연결시키겠다는 것이 지역화폐 활성화 정책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취임 후 서민경제의 정책 기조에 대해 “복지와 경제를 연결해 하나의 예산으로 중첩된 효과를 창출해 내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대표 정책이 ‘경기지역화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지역화폐’를 통해 하나의 예산으로 복지와 경제를 연결함으로써 민선 7기 도정비전인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을 구현하기 위한 초석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2022년까지 총 1조 5905억 원어치 발행 목표”
‘경기지역화폐’는 경기도 내 31개 시·군이 주체가 되어 각 시·군의 실정에 맞는 규모와 형태로 발행하며, 경기도는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한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지난 2018년 11월 13일 ‘경기도 지역화폐의 보급 및 이용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공포해 법률적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발행형태는 종이형과 IC칩이 내장된 카드형,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해 결제하는 모바일형 등 총 3종으로, 각 시·군에서는 단일 또는 2종 이상을 선택적으로 병행 발행할 수 있다. 발행 규모는 정책발행 3582억 원과 일반발행 1379억 원 등 올해 총 4961억 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재명 지사의 임기인 2022년까지는 정책발행 8852억 원과 일반발행 7053억 원을 합쳐 총 1조 5905억 원어치의 지역화폐가 발행될 예정이다.
발행되는 지역화폐 가운데 정책발행 분은 청년배당과 공공산후조리원 등 경기도형 복지정책 자금으로 지출되며, 나아가 중앙정부에서 추진하는 복지정책 자금과 기본소득 정착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경기도의 청년배당은 도내에 거주하는 만24세 청년(약 17만 명)에게 연간 100만 원씩을 지급하며, 공공산후조리비는 도내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가정에 산모의 산후조리비용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일반발행 분에 대해서는 소비자에게 구매가액의 6%를 상시 할인하고, 명절 등의 기간에는 시·군에 따라 추가 할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적은 예산으로 다수의 도민이 혜택을 받으면서도 소상공인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월별, 연간 구매 한도를 제한한다. 예를 들어 성남시의 경우 1인당 구매 한도는 1회 10만 원, 월 50만 원이며, 시흥시는 1회 10만 원, 월 40만 원, 연간 400만 원이고, 용인시는 월 50만 원, 연간 600만 원이다. 일반발행 할인에 따른 소요 재원은 경기도와 각 시·군이 절반씩을 부담한다.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면 판매자는 카드수수료 등의 경감과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카드형 및 모바일형 지역화폐 사용에 따라 판매자가 부담해야 할 수수료는 1% 이하로 은행 체크카드보다 낮은 반면, 해당 시·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지역화폐의 특성상 판매액이 곧 소상공인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구조로서 지역화폐가 활성화되면 지역 내 생산된 경제적 가치를 지역 내에서 순환하도록 시스템화해 소득의 예측이 가능해져 소상공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소상공인 관련 정책 입안의 기초자료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경기도는 지역화폐가 경제적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매개체로도 활용돼 공동체, 지역성, 독립성 회복과 같은 지역 가치 복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와 이재명 지사는 ‘경기지역화폐’의 조기정착과 성공을 위해 정부, 국회, 정당 등과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왼쪽)에게 이재명 도지사(오른쪽)가 ‘경기지역화폐’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제공=경기도
“경기지역화폐 조기정착 및 활성화에 전방위적 노력 집중”
‘경기지역화폐’의 조기정착과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는 민선 7기 이재명 체제 출범 이후 다각적인 노력을 발 빠르게 진행해 왔다. 이재명 도지사 취임 직후 경기도는 2018년 7월 5일 도청에 태스크 포스(T/F)팀을 구성했다. 이후 도내 시장·군수 회의와 시·군 부단체장 회의 등을 통해 도내 공감대 형성 및 협업체계를 구축했으며, 조례 제정을 통해 법률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재명 도지사는 대통령, 행정안전부 등 중앙정부 주최 각종 회의와 더불어민주당 등 정당과의 협의를 통해 국가적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또한, 전국 시·도지사 회의 등에 참석해 지역 화폐 활성화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동참을 호소하며 전국적인 확대에 노력했다. 앞으로는 지역화폐에 대한 도민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카드형 지역화폐 플랫폼의 본격 운영을 통해 조기정착을 도울 계획이다.
손시권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