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8일 기자 간담회에서 ‘승리 성접대’ 의혹 수사에 대해 “2주 전 간담회에서 의미 있는 진술이 있다고 말했었는데, 그것보다 더 앞으로 나아갔다”고 밝혔다.
승리 성접대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경찰이 사건 핵심 관계자로부터 “직접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29일 복수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승리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 대상에 올라있던 A 씨는 지난 3월 25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친 조사 과정에서 “직접 성매매를 알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일요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A 씨는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아레나 등과 관련된 인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고 A 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 현재로선 그가 누구인지 특정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2017년 12월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의 생일파티, 사업차 방문한 해외 국가, 서울 강남 클럽 아레나에 마련한 외국인 투자자 접대 자리 등에 여성들을 동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의혹이 제기됐던 장소들인데, 경찰은 A 씨로부터 “이 장소 외에 다른 곳에서도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A 씨는 평소 서울 강남 일대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들의 명단을 관리하면서 이들을 접대 자리 등에 동원했다. 해외로 동원할 경우 여성 한 명 당 약 400만 원, 국내 클럽에 동원할 경우엔 약 200만 원을 각각 지급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일부 수수료를 챙기기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A 씨가 수시로 성매매를 알선해 왔다”는 내용의 구체적인 첩보를 입수했고, 이를 토대로 A 씨를 추궁하자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 성접대’ 의혹은 2015년 12월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와 버닝썬MD 김 아무개 씨 등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이 대화에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접대하기 위해 클럽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고 여성들을 부르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버닝썬 사건 수사 주체인 서울청 광수대를 비롯한 경찰은 승리가 사업 확대를 위해 일부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그동안 의혹에 관련된 관계자들과 진술 내용 등을 폭넓게 확인해왔다. 이 과정에서 “2017년 승리의 생일파티에서 성매매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다만 경찰은 승리가 직접 성접대를 지시했는지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성접대 의혹과 관련한 승리 조사 일정 등도 아직까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로부터 외국인 투자자 접대 자리 등에 동원한 여성 10여 명의 명단도 확보했다. 이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하고, 앞서의 A 씨 진술들에 대한 사실 관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승리 측 법률대리인 손병호 변호사는 29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앞으로 버닝썬 사건과 관련한 언론 인터뷰는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성접대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