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시드니 올림픽’ 개회식. 역사상 최초로 남북 공동입장이 실현된 순간.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 올림픽’ 남북 단일팀 출전과 남북 공동입장을 승인했다.
3월 26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선 IOC 집행위원회가 열렸다. 집행위원회는 IOC 주요 정책 결정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기구다. 회의 다음 날인 27일. 바흐 위원장은 집행위원회 기자회견을 통해 “‘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과 북한이 공동 입장하고, 본경기에선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 동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바흐 위원장은 “한국과 북한은 남북 단일팀이 올림픽 예선전부터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선수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IOC는 최근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이번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 남북 단일팀 구성’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초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북한 당국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인력을 철수하는 등 외교적 갈등 소지가 될 만한 행동을 취한 바 있다.
바흐 위원장은 “IOC의 결정은 지난 몇 주간 일어난 정치적 이슈와 상관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남북단일팀에 대한 노력과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 사진=일요신문
이어 바흐 위원장은 “북한 선수들이 대회 참가 자격을 갖추고, 출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한국과 북한의 국가올림픽위원회 사이에 추가적인 공동 활동에도 지속해서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월 15일(현지시간)엔 한국과 북한의 국가올림픽위원회와 IOC가 3자 실무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실무회의에선 ‘2020 도쿄 올림픽 단일팀 종목 선정’과 ‘2032 하계 올림픽 공동 유치 방안’에 대한 협의가 이뤄졌다.
한국과 북한은 여자농구, 여자필드하키, 유도 혼성단체전, 조정 등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과 북한 선수단이 개회식 공동 입장은 총 4차례 있었다.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이 성사됐다. 이후 ‘2004 아테네 올림픽’,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과 북한 선수단이 개회식에서 함께 등장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북한 선수단은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했다. 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은 ‘남북 화해무드’를 상징하는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남북 단일팀이 성사된다면, 하계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무대에서 남북단일팀이 출전한 사례는 단 한번 뿐이다. 바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였다.
하지만 체육계 일각에선 남북 단일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체육계 복수 관계자는 “정치적 목적으로 남북단일팀이 성사되면서, 4년 동안 올림픽을 바라보고 손발을 맞춰온 한국 선수들이 다소 혼란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IOC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은 ‘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 남북공동입장과 남북 단일팀 구성이 큰 진통 없이 본 대회에서 실현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일본 올림픽위원회 타케다 회장, IOC 위원직 사임… ‘뇌물 스캔들’에 결국 발목 잡혔나 3월 19일 “JOC 회장-IOC 위원직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전하는 스네카즈 다케다. 사진=연합뉴스 3월 26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선 ‘남북 공동입장 및 남북 단일팀 구성’ 외에도 중요한 의사결정이 있었다. 바로 일본 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이자 IOC 위원인 스네카즈 다케다의 사임을 승인한 것. 다케다 회장은 최근 ‘뇌물 스캔들’에 휩싸인 인물이다. 다케다 회장은 ‘2020 도쿄 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프랑스 국적 IOC 위원이었던 라민 디아크의 아들 파파마사 디아크 계좌로 180만 유로(약 23억 원)를 송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라민 전 IOC 위원은 뇌물수수 혐의로 프랑스 당국으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3월 19일 다케다 회장은 결국 “JOC 회장직과 IOC 위원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26일 IOC 집행위원회는 공식적으로 다케다 회장의 사임을 승인했다. 다케다 회장은 IOC 마케팅위원회 위원장 직을 겸한 인물이다. 다케다 회장 사임으로 IOC는 새 마케팅위원장을 물색할 전망이다. ‘2020 도쿄 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장을 잃은 일본 체육계가 어떻게 위기를 수습할지 국제 스포츠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