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여영국 후보는 농구장 방문으로 논란이 일었다. 사진=유튜브 이정미tv 영상 캡처
[일요신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강기윤 창원성산 보궐선거 후보의 축구장 유세가 화제가 되면서 다른 경쟁 후보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강 후보 지지자들은 정의당 여영국 후보의 농구장 출입을 문제 삼았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측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정미TV’에서는 여 후보가 예비후보이던 시절 이 대표와 함께 창원 LG 세이커스 경기가 열리는 창원실내체육관을 찾은 영상이 있다. 영상 속에서 이 대표와 여 후보는 선거운동 의상이 아닌 일상복을 입고 있다.
하지만 여 후보가 머리에 착용한 머리띠가 문제가 됐다. 당시 둘은 글귀가 새겨진 머리띠를 가지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이 대표의 머리띠에는 ‘힘내 LG 세이커스’가 적혀있었지만 여 후보의 문구는 ‘5 여영국’이었다. ‘5’는 여 후보의 기호였다. 강기윤 후보 측도 이를 지적하고 나섰다.
K리그와 KBL은 사정이 달랐다. KBL 관계자는 “정치적 중립 관련 규제사항은 없다”면서도 “다만 경기장에서는 팬들이 경기 관전을 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 선거유세 활동은 경기장 내 질서유지·혼란과 관련한 조항에 위배되는 것으로 해석해 운영하고 있다. 향후 정치적 중립 조항을 삽입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지난 16일 열린 창원시청과 대전코레일의 내셔널리그 경기를 입에 올리기도 했다. 경남 FC의 홈경기장과 같은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당시 경기에는 창원 성산 지역에 출마한 5명의 후보가 모두 현장을 찾았다. K리그1 경기장에서의 유세로 경상남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행정조치를 받은 한국당 측은 내셔널리그 경기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표창원 의원이 공개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문. 사진=표창원 의원 인스타그램
리그 측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한국실업축구연맹 관계자는 “그 경기에서 선거 운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징계 등의 조치를 논의하는 과정이다. 현재로선 밝힐 부분이 없다”라고 했다. 내셔널리그 정관에도 ‘정치적 중립성 및 차별금지’ 조항이 존재한다. 다만 이 경기에서는 출마 후보가 모두 참여했기에 ‘중립성에서 문제가 없다’는 시선도 있다.
반면 ‘경기장 방문하는 정치인의 올바른 예’로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된다.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한 바 있다. 밖에서는 지방선거 출마 후보의 선거운동 의상은 입었지만 경기장 내부에서는 수원 삼성 염기훈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정치 입문 이전에도 수원 구단에 대한 애정을 종종 드러낸 바 있다.
표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한국당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개인 SNS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선거운동 관련 공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공문에는 “유료의 야구장에서 소속정당 후보자의 기호가 표시된 윗옷을 착용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에 위반될 것이나, 등번호 1번인 선수 유니폼과 성명·구단명·모양·색상 등이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야구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같은 법상 제한되지 아니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해 6월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를 찾은 손혜원 의원과 조응천 의원. 사진=손혜원 의원실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조응천 민주당 의원의 지난해 야구장 방문 또한 뒤늦게 주목을 받았다. 손혜원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손 의원의 지난해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방문과 축구장 유세 논란을 비교하며 황 대표 측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당시 손 의원과 조 의원은 야구 경기를 관전하며 등번호 1번과 각각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착용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