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선 기자
경주마 부문에서 특이했던 점은 일요일 9경주 티즈플랜(1군)의 깜짝 우승이었다. 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강토마를 우승후보로 꼽았는데, 티즈플랜이 기대 이상의 괴력(?)을 발휘하며 1군무대 첫도전에서 그것도 강력한 우승후보인 강토마를 꺾은 것이다. 필자가 여러 번 동영상을 돌려 봤는데 완벽한 자력 우승이었다. 개인적으로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던 마필이라 당시엔 충격이 컸다. 지난주 출전마 가운데 눈여겨볼 마필들을 소개한다.
#[서-국6]정문사이(3세·수·2전0/1/1·김재영·홍대유 부:사이먼퓨어 모:케이빌)=직전 데뷔전보다 한 단계 오른 경주력을 보이며 2위를 기록한 마필로, 아직 6등급에 남아있어 다음에도 웬만한 편성에서는 입상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뷔전 1000m 경주에서는 중위권 전개 이후 종반에 뒷심을 발휘하며 3위를 기록했는데, 이번 두 번째 경주에서는 깜짝 선행을 나갔다. 출발은 빠르지 않았는데 상당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쉽게 맨 앞선을 장악했다. 4코너 이후 직선에서도 전혀 지치지 않는 걸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우승은 플래티넘유로(단승식 1.6배)에게 내주긴 했지만 3위권과는 8마신이라는 큰 차이로 이겼다.
1300m 첫 도전임에도 선행을 나서며 여유 있게 2위를 기록한 것이다. 기록도 매우 좋았다. 1분 21초 1이 나왔는데, 바로 다음 경주에서 우승한 브레인스피더(1분 23초 5)보다 무려 2.4초나 빠른 기록이었고, 5등급에서 우승한 선오브선(1분 21초 5)보다도 0.4초나 빨랐다.
경매가 2900만 원이 말해주듯 혈통적 기대치는 높지 않지만 520kg대의 좋은 체격을 타고났고, 이번 경주를 통해서 뚜렷한 전력향상도 보여, 다음 경주에서도 2위 이상의 좋은 성적이 예상해본다.
#[서-국6]눈빛언약(3세·수·1전0/0/1·한명로·박천서 부:티즈원더풀 모:당찬아이)=데뷔전에서 상당한 가능성 보이며 3위를 기록한 마필로, 다음 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주행검사에서 1분 5초 2의 느린 기록으로 통과했고, 뚜렷한 특징을 보이지 못해 전혀 주목받지(인기 9위) 못했다. 그런데, 결과는 깜짝 3위였다. 그것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중반 무빙의 결과였다. 출발은 다소 늦어 하위권에서 경주를 시작했다. 출발 후 약 300m 지점부터 빠른 중속을 보이며 선행을 장악했다. 이후 상대마들의 강한 압박을 받으며 결승선에 들어섰는데, 막판에 다소 무뎌진 걸음을 보이긴 했으나 3위까지 버텨냈다. 우승마와 차이도 불과 반 마신이었다. 데뷔전을 1000m가 아닌 1300m를 뛰었음에도 또한 중반에 무리한 전개를 펼쳤음에도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친 것이다.
혈통을 조사해본 결과 기대치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주행검사와 비교해볼 때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였고, 예상 못했던 순간 스피드를 보였다는 점에서 다음 경주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보고 싶다.
#[서-국6]최강파티(3세·수·2전0/0/0·함춘·사이먼 부:메니피 모:백파)=7개월 만에 출전한 휴양 복귀전에서 5위를 기록하며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기에 다음경주부터는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데뷔전에서는 출전마 10두 중에서 9위를 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종일관 후미에서 전개하며 이렇다 할 걸음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그런데 약 5개월간 외부목장에서 휴양을 다녀온 이번 경주에선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성적도 9위에서 5위로 올랐고, 우승마와 차이도 12마신에서 3.5마신으로 확 줄였다.
경주내용도 좋아졌다. 데뷔전에서는 강하게 추진해도 쫓아가기 급급하며 힘겨운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여유 있는 레이스를 펼쳤다. 물론 휴양복귀전이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은 면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여유가 느껴졌다. 종반에도 한결 힘 있는 걸음과 안정된 주행자세를 보였다. 데뷔전과 비교해볼 때 다른 말이 돼서 나타났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높다. 모마 백파는 코리안오크스배를 비롯해 여러 차례 대상경주를 석권했던 뛰어난 능력의 경주마였다. 자마로는 러블리누트(3군, 암말)가 있는데, 최강파티는 수말이라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음 경주에서 정상적인 출전주기와 좋은 컨디션으로 출전한다면 첫 입상도 가능할 전망이다.
#[서-국6]빅클래식(3세·암·2전0/0/1·이종원·강환민 부:오피서 모:베리패스트레이디)=인기순위 3위를 기록하고 결과는 5위 그쳤으나 제대로 뛴 경주가 아닌 것으로 평가돼 다음 경주에서는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데뷔전에서는 선입전개 이후 끈기력을 보이며 반 마신차로 3위를 기록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런데 이번 경주를 앞두고 컨디션 난조를 보여 외부 휴양을 다녀왔다. 11주 만에 출전했는데, 아직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필자도 당일 현장예상에서 컨디션이 저조한 모습을 확인하고 베팅에서 제외했었다. 일단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고, 또한 늦발주로 제대로 된 경주를 펼치지도 못했다. 4코너를 11번째로 돌았는데, 막판에 힘을 발휘하며 5위까지 올라온 것은 그나마 기본기를 보여줬다는 판단이다.
상대마들의 전력이 강했고, 출발이 늦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상당히 선전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2위를 기록한 서울매직과 차이가 4마신이었는데, 만약 정상적인 출전주기에 정상 컨디션으로 출전했다면, 또한 늦발주를 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으로 본다.
다음 경주에서 정상적인 주기와 컨디션으로 출전한다면 입상가능성을 높게 보고 싶다.
#[서-외4]흥짱(3세·수·7전1/0/1·고광숙·김대근 부:DAFLEET ALEX 모:HOW)=인기순위 2위를 기록하고 6위에 그쳤으나 빅클래식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뛴 경주가 아니었기에 다음에는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휴양 이후 두 번째 경주였던 직전경주에서 상당한 경주력을 보이며 3위를 기록해 이번 경주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어이없는 늦발주로 경주를 망치고 말았다. 선행 내지 선입으로 레이스를 전개하는 마필인데, 게이트에서 한 박자(0.5초) 늦게 나오는 바람에 최후미에서 경주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진로가 꽉 막혀 좀처럼 뚫고 나오지 못한 채 결국 우승마에게 6마신 차이로 6위에 머물고 말았다. 필자도 흥짱을 축으로 베팅했기에 낭패를 보고 말았다. 이전 경주에서 능력마 매치캡틴과 대등한 경주력을 보였기에, 편성이 한결 약해진 이번 경주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컸었다.
혈통적으로 볼 때 크게 성장할 마필은 아니지만 4등급에서는 언제든지 입상 가능한 전력으로 평가돼 다음 경주에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본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