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가 버닝썬에서 연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린사모를 부르는 장면. 생일파티 영상 캡처.
위궈주는 카지노와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등 1000억 대만달러(한화 약 3조 600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사모로 보도된 그의 부인 역시 씀씀이가 남달라 각종 명품 브랜드에서도 VVVIP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린사모로 알려진 위사모는 6개월 동안 6000만 대만달러(약 22억 1000만 원)의 샤넬 제품을 구매해 파리 패션쇼에 초청받았으며, 타이중의 신광미쓰코시 백화점에서 1시간에 700만 대만달러어치 물건을 구매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위사모의 실제 성씨는 ‘탕(唐)’씨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패션잡지인 엘르(ELLE) 대만판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이름과 신분 등은 밝히지 않고 단지 ‘미스터리 게스트’라는 신분으로 자신의 명품 박물관 같은 전시공간을 공개했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잡지 역시 그녀의 실제 신분에 대해 위 씨의 여러 부인 중 하나라는 설과 두 번째 부인이라는 설이 나돈다고 전했지만 결국 그녀의 인터뷰 기사는 삭제됐다. 이를 두고 대만 언론들은 ‘위사모’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린사모는 빅뱅 승리의 열렬한 팬이며 승리가 운영했던 버닝썬 클럽에 자주 방문해 1억 원대의 만수르 세트를 시키는 등 버닝썬의 VVIP 고객으로 관리되고 있었으며, 승리가 버닝썬에서 열린 자신의 생일파티 현장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린사모를 소개하는 영상과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며 국내외에 관심이 뜨거웠다.
버닝썬을 수사 중인 경찰은 린사모의 정체 확인을 위해 다각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재벌가인 점과 일반적인 인적사항 외엔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하다 대만발로 린사모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수사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경찰은 “린사모가 위사모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면서도 “린사모의 정체를 수사 마무리까지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대만 잡지 주간 징저우칸이 린사모(모자이크)와 남편 신원 공개했다. 왼쪽은 빅뱅 전 멤버 승리.
또한 경찰은 린사모와 버닝썬의 역외탈세 의혹과 가상화폐를 통한 자금세탁 등의 수사에도 착수했다. 린사모가 버닝썬은 물론 롯데월드타워 68층의 펜트하우스 등 여러 채의 한국 호화 주택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금유입 경로 등의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삼합회는 홍콩과 대만에 거점을 둔 중화권 최대 범죄조직으로 최근 홍콩 등에서 가상화폐 상장에 관여하는 등 가상화폐를 통해 불법으로 자금을 세탁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버닝썬과 린사모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경찰의 시선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삼합회가 암호화폐 등을 통해 버닝썬에 투자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국 수사 당국에 관련자 신병 인도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혐의 사실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긴 어려운 상태”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 공동대표인 이문호·이성현 씨와 린사모의 측근이자 금고지기로 알려진 안 아무개 씨를 입건했다. 안 씨에 대해선 린사모의 차명계좌 등 자금 흐름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알려졌다. 언론을 통해 린사모의 정체가 밝혀졌지만 승리와 금고지기 안 씨는 여전히 린사모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이 린사모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버닝썬을 둘러싼 경찰 유착 의혹이나 마약 유통 등 VIP룸 관련 의혹에 대해선 여전히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