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지난 19일부터 비자림로 삼나무 숲에 오두막과 텐트를 설치하고 24시간 상주하며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3월 18일 ‘아름다운 경관도로’ 조성 계획을 밝히면서 애초 4만3467㎡에서 2만1050㎡로 총 2만2417㎡(51.6% 감소)에 대해서만 삼나무를 벌채하기로 했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8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비자림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자림로 모임은 “이틀 동안 500여 그루의 다양한 나무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교각 공사를 위해 지하수자원보전 1등급 지역인 천미천의 바위들은 포크레인으로 마구 파헤쳐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생태도로 조성, 환경훼손 최소화를 외쳤던 원희룡 지사였지만 막상 나온 대안은 기존안보다 더 후퇴한 안”이라며 “도로폭은 더 넓어졌고 기존 나무를 베고 그 대신 중앙분리대 폭을 넓혀 나무를 심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도의 미래는 제주도 고유의 자연에 길이 있다”면서 “20여 초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기존의 아름다운 경관과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과 같다”고 말했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이 8일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비자림로 모임은 “공사는 주민들의 불편을 개선하는 정도의 최소한의 수준에서 진행해야 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지나친 환경파괴와 경관파괴, 수백억 예산낭비를 수반하는 4차선 확장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시작된 비자림로 구간은 좁은 도로폭 확장, 적절한 갓길 조성, 갓길 주차와 2차선 추월에 대한 엄격한 단속, 지속적 인 도로 유지관리, 겨울철 제설 예산 확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자림로 모임은 이어 “환경 관련 갈등 사안에 대해서 전문가 중심의 형식적인 절차가 아닌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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