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계에선 월요일을 ‘주말’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일요일에 펼쳐지는 경기는 중요하다. 야구계 복수 관계자는 “일요일 경기 이후 휴식일을 하루 갖는다. 일요일 성적이 좋아야 기분 좋게 그 다음 주를 맞이할 수 있다. 일요일 성적은 선수 개인의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휴식일 전날 기운이 샘솟는 ‘KBO리그 일요일의 남자’는 누구일까. ‘일요신문’이 창간 27주년 기념으로 ‘KBO리그 일요일 투·타 에이스’를 꼽아봤다. 이번 기사에서 언급되는 기록들은 2013시즌부터 2019년 4월 7일까지 7시즌에 걸쳐 펼쳐진 일요일 경기를 표본으로 집계된 내용이다.
#일요일 홈런왕, SK 대들보 최정 35홈런으로 1위
2013시즌부터 가장 많은 일요일 홈런을 기록한 SK 와이번스 최정. 사진=연합뉴스
홈런은 ‘야구의 꽃’이라 불린다. 그렇다면 일요일에 가장 많은 ’야구의 꽃‘을 피워낸 타자는 누구일까.
2013시즌부터 2019년 4월 7일까지 펼쳐진 일요일 경기에서 최다 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SK 와이번스 3루수 최정이었다. 해당 기간 최정이 기록한 일요일 홈런은 총 35개였다. 2016, 2017시즌 2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한 타자다운 성적이었다.
최정의 뒤를 이은 건 KIA 타이거즈 3루수 이범호다. 이범호는 최근 7시즌 동안 펼쳐진 일요일 경기에서 33홈런을 때려냈다. ‘일요일의 숨은 강자’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이범호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건 ‘국민거포’ 박병호다.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는 2013시즌부터 32개 홈런을 일요일에 터뜨렸다. 2016, 2017시즌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으로 KBO리그에서 자리를 비웠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페이스다. 특히 박병호는 2013시즌 일요일에만 12홈런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일요일의 해결사, 타점 부문 선두 KIA 나지완
일요일이 되면 ‘해결사 본능’이 꿈틀대는 타자, KIA 타이거즈 나지완. 사진=연합뉴스
야구는 점수를 내지 않고선 이길 수 없는 스포츠다. 타점을 많이 기록하는 타자가 ‘해결사’라 불리는 이유다. 최근 7시즌 동안의 기록을 살펴본 결과, ‘일요일 타점왕’은 다소 의외의 선수가 차지했다. 주인공은 바로 KIA 타이거즈 외야수 나지완이다.
7시즌 동안 나지완은 일요일에만 99타점을 몰아쳤다. 7시즌 전체 타점(471타점) 가운데 일요일에 기록한 타점 비율이 21%다. 일요일에 나지완이 타석에 들어서면, KBO리그의 내로라하는 해결사가 부럽지 않은 상황이 연출된 것. 추가적으로 나지완은 일요일에 가장 많은 몸에 맞는 공(15사구)을 기록한 타자이기도 했다.
일요일 타점 2위는 ‘충청도의 자존심’ 김태균의 몫이었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은 7시즌 동안 일요일에 88타점을 수확했다. 3위는 KIA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87타점을 기록하며 김태균을 간발의 차로 추격 중이다.
# 일요일의 스나이퍼, 롯데 손아섭 174안타 명중!
최근 7시즌 동안의 ‘일요일 안타왕’은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의 몫이었다. 사진=연합뉴스
2013시즌부터 일요일 경기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생산한 타자는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이었다. 손아섭은 일요일에만 174안타를 몰아치는 ‘초정밀 스윙’을 선보였다.
손아섭 다음으로 ‘일요일 안타’ 개수가 많은 타자는 165안타를 기록한 KIA 타이거즈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타점 부문에 이어 안타 부문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일요일에 강한 타자임을 입증했다.
최근 7년 동안 일요일 최다 안타 부문 3위에 오른 건 롯데 민병헌이었다. 2013년 이후 민병헌이 때려낸 일요일 안타 138개 가운데 117개는 전 소속팀 두산 베어스에서 누적한 기록이다.
# 일요일 승리요정, 최다승 투수는 두산 유희관
2013시즌부터 7시즌 동안 일요일에 가장 많은 승리를 올린 투수는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젠 투수들의 기록을 살펴볼 차례다. 최근 7시즌 동안 ‘일요일 승리 요정’으로 활약한 투수는 누구일까. 일요일 다승 부문 1위는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차지했다. 유희관은 2013년부터 일요일에만 16승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같은 기간, 삼성 라이온즈의 ‘황태자’ 윤성환 역시 일요일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윤성환은 일요일에 15승을 수확했다. 2017시즌까지 8시즌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며, ‘꾸준함의 대명사’라 불려온 두산 장원준 역시 일요일에 강했다. 장원준은 최근 7시즌 동안 일요일에만 12승을 올리며 윤성환의 뒤를 이었다.
공교롭게도 최근 7시즌 일요일 다승부문 순위엔 제구에 강점을 보이는 투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 일요일 닥터K, 롯데 레일리 134탈삼진 위용 과시
최근 7시즌 동안 일요일에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였다. 사진=연합뉴스
탈삼진은 마운드 위 투수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기록이다. 탈삼진은 투수가 자력으로 아웃카운트를 올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일요일 탈삼진 최강자는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였다. 레일리는 2015시즌부터 5시즌 동안 일요일에만 134타자를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흥미로운 대목은 레일리가 2013, 2014시즌 KBO리그에서 뛰지 않았다는 것이다. 표본상 두 시즌의 공백이 있음에도 레일리는 압도적인 ’일요일 탈삼진 페이스‘를 자랑했다.
레일리의 뒤를 이은 ‘일요일 닥터K’는 LG 트윈스 차우찬(119탈삼진)과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116탈삼진)이었다.
# “휴일 전날 칼퇴근은 내게 맡겨”, 일요일 세이브 1위는 롯데 손승락
일요일 가장 많은 경기를 승리로 매조지은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 손승락이다. 사진=연합뉴스
야구엔 시간제한이 없다. 그렇기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마무리 투수의 어깨는 무겁다. 특히 한 주의 마무리 격인 일요일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의 책임감은 더욱 커진다.
최근 7시즌 펼쳐진 일요일 경기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 손승락이었다. 이 기간 손승락은 일요일에 열린 29경기에서 세이브를 수확했다. 팔꿈치 부상에서 재활 중인 NC 다이노스 임창민, 2019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임창용(전 KIA 타이거즈)은 14세이브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