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지역 주민들이 1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 승인 절차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대명레저산업이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곶자왈 인근 58만㎡(약 17만평) 부지에 추진하는 동물테마파크 사업은 최종 인허가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제주 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 사업계획서 심사를 위한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가 12일 도청 2청사에서 열린다.
이 사업은 2005년 7월 제주 투자진흥지구 1호로 지정된 후 2011년 자금난 등의 이유로 장기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지구 지정이 취소됐다. 이후 2016년 대명레저산업이 사업을 인수하면서 사파리 조성사업으로 내용이 변경됐다.
사업을 재추진하는 과정에서 공공성을 명분으로 사들였던 대단위 공유지를 제3자에게 매각해 ‘공유지 되팔기’ 논란이 됐고 사실상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면제받아 다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대명 제주동물테마크 반대 대책위원회’와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 학부모회는 12일 오후 도청 2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 승인 절차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과 람사르습지를 지켜야하는 국제적 책임을 지고 있다. 이런 아름다운 마을에 열대 동물들을 가둬 돈벌이에 나서는 시대착오적, 반생태적 동물원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며 “이 사업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청은 제주동물테마파크가 사업변경을 신청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당사자인 선흘2리 주민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무시하고 있다”며 “이에 분노해 지난 3월 주민들은 항의 집회와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오히려 제주도는 지난 5일 사기업과의 간담회를 통해 그들의 애로사항만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또한 ”마을에 알리지도 않은 채 12일 환경영향평가변경승인에 대한 심의회를 강행하고 있다“면서 ”제주도청과 원희룡 도지사는 제주도민의 안위보다 사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한다고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지역 주민들이 1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 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 승인 절차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선흘 2리에는 폐교 위기로 몰렸다가 제주교육청의‘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되살아난 함덕초 선인분교가 있다. 최근 많은 학부모들이 아름다운 선흘 2리의 자연환경과 제주도의 교육정책에 공감해 선인분교의 학생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마을학부모들은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가 들어섬으로서 발생될 환경의 변화가 아이들의 교육권에 미칠 영향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대명이 제시한 설계안에 따르면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오수장과 퇴비사는 선인분교로부터 불과 900미터 떨어져 위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하수 2등급 보존지역과 원형보존녹지에 접해 있는 토지에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인접지역의 환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지 않고서는 진행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대명의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해발 350 고지에 위치한 선흘2리는 해마다 겨울이면 폭설로 고립되는 중산간 마을“이라며 ”우리나라 평균에 두 배에 이르는 2600mm의 강수량과 잦은 안개로 운전조차 힘든 곳이다. 반면 사자, 호랑이, 코끼리, 기린, 코뿔소 등은 일 년 내내 덥고, 건기가 긴 열대 사바나 기후에서 자라는 동물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동물들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 동물 학대이자, 동물권을 보호하는 세계적인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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