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4일 상해 등을 포함한 리벤지 포르노 협박 혐의를 받는 가수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이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심리로 열린 최 씨의 1회 공판에서 최 씨의 변호인은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매우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나머지 상해와 협박 등의 혐의는 모두 부인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은 최 씨가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 지난 3월 13일 기일연기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한 달 연기된 것이다. 최 씨는 변호인과 함께 출석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박은정)는 지난 1월 말 최 씨에 대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과 협박 및 상해, 강요, 재물손괴죄 등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당시 상해 혐의로 같이 수사를 받았던 구하라에게는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사진=구하라 인스타그램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최 씨의 공소사실을 언급하며 “지난 2018년 8월 27일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피해자(구하라)의 등, 허벅지, 다리 등 뒷모습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했고, 2018년 9월 13일에는 자고 있던 피해자의 허벅지를 때려 깨우고 욕설을 하고 손으로 가슴을 밀치고 잡아끌었으며, 드레스 룸으로 끌고 가 배를 차는 등의 행위로 14일 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게 했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최종범)은 2018년 9월 13일 피해자로 하여금 무릎을 꿇게 했고, 피해자가 자신의 얼굴을 할퀴자 ‘연예인 생활 끝나게 하겠다’ 등의 발언을 했으며 (언론에) 동영상을 전송하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 씨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피해자와의 다툼 과정에서 일어난 재물손괴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지만 동영상 촬영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서 한 것이 아니며 성적 욕망으로 찍은 것이 아니다. 사진들도 수치심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상해 혐의의 경우는 피고인(최종범)으로서 위력적인 행사가 없었으며 소극적인 방어에 그쳤다. 협박 혐의 역시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로 하여금 무릎을 꿇으라고 강요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사건 관계자인 구하라의 동거인, 소속사 대표 등 증인 2명을 신청하는 한편, 피해자인 구하라의 신문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음 기일은 5월 30일이다.
한편 이날 최종범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