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전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 2층 DMC홀에서 열린 2019 KIC 한중과학기술 혁신기관 기업가 포럼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제1회 KIC중국 한중 과학기술 혁신대회’는 지난 16~19일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된 ‘한중 과학기술 혁신기관 기업가 포럼’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을 위해 방한한 중국 방문단은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산하 ‘중국국제청년교류중심’과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중관촌 창업거리’ 관계자들이 중심을 이뤘다. 이들은 중국 내에서 스타트업 경제 분야 실세로 통한다.
이날 행사는 KIC 중국을 비롯해 본투글로벌,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중소기업중앙회 등 관련 유관기관들이 총출동한 대규모 민관 참여 컨퍼런스로 오전과 오후 1,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대회 종료 후에는 참석자간 네트워킹 시간도 가졌다.
이상운 KIC중국 센터장은 “공청단과 중관촌 창업거리 관계자들이 이렇게 대규모로 한국을 찾은 것이 한중 양국 경제협력에 활기를 불어넣는 전환점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계속 유지·발전되길 바란다”며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해 협력에 전망이 밝은 만큼 양국이 상호교류를 통해 스마트시대를 창조해 더 나은 미래를 맞이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KIC중국은 국내 19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K-ICT 본투글로벌센터, 해외 3개 KIC의 중국 사무소 역할을 하는 과기부 산하 비영리기관으로 2016년 6월 베이징에 설립됐다. KIC중국은 한국의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창업 전주기 지원과 창업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는 중국 진출을 원하는 기업들을 위한 온라인 IR을 준비 중이다. 국내 기업이 회사 및 기술소개서를 게재할 수 있는 온라인플랫폼을 운영해 국내 스타트업이 수수료 없이 중국 기업과 매칭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상운 센터장의 환영사 후 김종갑 본투글로벌센터장, 주영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의 환영사와 홍일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과 부귀 주한 중국대사관 참사관, 송재희 한국중소벤처무역협회장, 홍꾸이메이 중국 공청단 중국국제교류중심 단장, 녜리샤 베이징중관촌창업거리과학기술서비스유한공사 사장, 왕닝 중국전자상회 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축사 후에는 대회에 참여한 13개 양국 유관기관들의 교류 및 협력플랫폼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이 진행됐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행사장 곳곳에 붙어 있는 QR코드가 빛을 발했다. ‘한중 창신창업 교류’라는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은 행사 진행 중 참가자들이 스마트폰 QR코드 입력을 통해 보낸 질문을 취합해 9명의 패널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한중 창신창업 교류’라는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전문가 패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주영범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최근 한국의 오픈이노베이션 트렌드에 따른 대·중소기업 간 협력에 대해 “과거 한국 스타트업은 기술 탈취나 카피 우려로 대기업 주변에 가지 않으려는 풍토가 있었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립된 이후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매칭해 이러한 문제를 불식시켜 최근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키워 투자하거나 인수합병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왕닝 중국전자상회 회장은 유니콘 기업을 육성할 수 있었던 중국 창업생태계의 노하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혁신기술 스타트업에는 대기업에 인수합병되거나 밴처캐피탈의 투자를 받는 것 외에도 ‘과학기술주’라는 세 번째 선택지가 주어진다”며 “중소기업은 혁신기술 없이는 존재할 수 없고, 대부분 혁신기술이 중소기업에서 나와 대기업이 이를 매입하는 형태이므로 중국 민관은 이들 기업이 발전하는 길을 마련해주기 위한 노력과 고민을 한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국내 기업들에 대한 중국 측 관계자들의 날카로운 분석과 조언도 쏟아졌다. 번문 중국상업연합회 주임은 “과거 한국 기업이 앞서던 분야인 전자산업이나 자동차 제조업 등의 분야를 중국 기업이 추월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이 자체적으로 시장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는 만큼 새로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틈새공략을 노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국 현지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요청하는 질문에 녜리샤 베이징중관촌창업거리과학기술서비스유한공사 사장은 “한국 기업은 기술분야에서 분명히 경쟁력이 있지만, 중국시장에 진출할 때 운영관리나 경영모델을 조직하는 부분의 추진 속도가 느리다”며 “중국 현지에 정착 속도가 느린 것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기업 및 스타트업과 협력해 기술을 상품화·시장화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답했다.
2부에서는 한국 우수 스타트업 9개 사의 IR피칭대회가 진행됐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이 중국 스타트업 분야를 선도하는 중국 측 민관 관계자 심사위원 5인 앞에서 사업설명회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피칭 기회를 얻은 국내 스타트업은 ▲빅토리아프로덕션 ▲크리에이티브밤 ▲더웨이브톡 ▲아이티앤베이직 ▲비주얼캠프 ▲비버즈아트 ▲스케치온 ▲피에스알미디어 ▲아티프렌즈, 9개 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IR피칭에 대해 녜리샤 사장은 “참가한 모든 기업의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에 놀랐다”며 “앞으로 한중 과학기술 스타트업 교류가 더 긴밀히 이뤄지길 바란다”는 총평을 남겼다.
9개 기업 중 두 번째로 피칭을 진행한 김지인 크리에이티브밤 이사는 “한중 양국의 관련 기관 및 기업 관계자가 한자리 모이는 기회가 쉽지 않은데, 이들 앞에서 사업 설명을 하고 이에 대한 평가도 들을 수 있는 것은 소규모 스타트업에 굉장한 도움이 된다”며 “당장 비즈니스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네트워킹을 형성하는 장이 만들어지고, 앞으로도 서로 기업 히스토리를 알아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에서 한중 양국 관계자들은 인공지능과 ICT, 블록체인 등 최근 가장 뜨거운 테마들을 놓고 협력방안을 논의했으며, 한중 과학기술 혁신 발전과 공유를 위한 실질적인 사업들도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꾸이메이 중국 공청단 중국국제교류중심 단장은 “한국과 중국이 지리상 가까운 장점을 살려 양국의 혁신기업과 정책들을 서로 연결하면 한중 스타트업 경제에 커다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