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그룹은 고(故) 이회림 회장이 창업한 동양제철화학그룹이 모태다. 그는 세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줬다. 맏이인 이수영 회장은 세상을 떠났고, 그의 아들인 이우현 부회장(5.04%)과 동생인 이복영 회장(5.02%), 이화영 회장(5.43%)이 주력 OCI를 나눠 지배하고 있다. 여기서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장손인 이 부회장의 OCI의 지분율이 낮은 점과 이화영 회장이 이끄는 삼광글라스의 최근 약진이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부부의 OCI그룹주 투자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시가총액으로 보면 2조 2000억 원대의 OCI가 단연 1위다. 이복영 회장의 유니드(약 4500억 원), 이화영 회장의 삼광글라스(약 1900억 원)와 이테크건설(2700억 원)는 모두 5000억 원 미만이다. 이건영 회장은 이회림 창업자의 조카로 본가와 촌수가 조금 멀고, 유니온의 시총도 1500억 원 남짓이다.
이미선 후보자가 투자한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이 주목받은 이유는 그 아래 위치한 비상장사 군장에너지 때문이다. 열병합발전 등으로 군장산업단지에 전기를 공급하는 이 회사는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자기자본은 이제 막 4000억 원을 넘었지만, 연간 1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다. 상장되면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은 너끈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조 원까지 보는 곳도 있을 정도다.
특히 군장에너지 지배구조를 보면 향후 이화영 회장 계열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 회사 1, 2대 주주는 이테크건설(47.67%)과 삼광글라스(25.04%)지만 이화영 회장의 두 아들인 이원준·이우성 씨가 24.38%를 보유 중이다. 내부 매출액도 587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5537억 원)의 10% 남짓이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군장에너지가 상장되면 이화영 회장 계열 상장사 시가총액은 최소 1조 5000억 원에서 최대 2조 5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 현재 그룹 간판인 OCI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이우현 부회장이나 이복영 회장과 달리 이화영 회장은 OCI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차입한 돈도 거의 없다. 이론적으로는 막대한 상장차익을 OCI 지분 확장에 투입한다면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 후보자 부부는 향후 OCI그룹의 미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을 꿰뚫어본 투자를 한 셈이 된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