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구속 여부에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강력 부인’에도 속속 드러난 ‘성매매 알선’ 혐의
경찰은 승리를 둘러싼 범죄 혐의 가운데서도 성매매 알선 혐의 입증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승리의 VIP 투자자에 대한 성 접대 의혹은 총 3건이었다. 2015년 강남의 유명 클럽 아레나에서 이뤄진 해외 투자자 성 접대, 같은 해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일본인 VIP 투자자를 상대로 이뤄진 성 접대, 2017년 필리핀 팔라완에서 진행된 승리의 생일파티에서 VIP 손님들 상대로 이뤄진 것 등이다.
여기에 경찰은 2015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일본인 VIP 투자자를 상대로 이뤄진 성 접대가 24일, 25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것을 파악했다. 일본 유명 여배우 미즈키 아리사의 남편이자 건설업체 KRH의 대표 아오야마 코지로 지목된 이 ‘일본인 VIP 투자자’는 실제로 2015년 12월 24일~27일 사이 한국을 방문해 승리를 만났다.
이와 더불어 경찰은 2016년 7월에도 승리 일행이 서울로 일본인 투자자들을 초대해 성 접대가 포함된 행사를 열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7월 초순엔 빅뱅의 중국 팬미팅이, 중순은 승리의 중국 개인 스케줄이 이어졌으며, 월말에는 빅뱅의 월드 투어 콘서트 스케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접대’의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 현장에 승리가 있었는지 여부는 명확히 드러난 것이 없는 셈이다.
경찰 조사를 위해 출석한 승리. 사진=고성준 기자
경찰은 당시 일본 투자자들의 동선과 행사가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파악하는 한편, 이 접대에 동원됐다는 여성들을 조사했다. 이들은 성관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지시에 따라 돈을 받고 성관계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경찰은 승리로부터 성 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투자자들의 한국 방문 전후, 승리 측에 송금된 돈의 내역과 출처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여성들에게 ‘성 접대를 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를 하지 않아도 일정 행사 때마다 여성들의 동원이나 성관계가 이뤄졌다면 정황상 성 접대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닝썬 둘러싼 ‘수십 억’ 조직적 횡령까지
승리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혐의 가운데 하나는 ‘횡령’이다. 버닝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승리를 포함해 버닝썬 지분의 42%를 보유한 전원산업, 승리의 사업 파트너이자 대만인 ‘큰손’ 투자자로 알려진 이른바 ‘린사모’ 등이 버닝썬을 중심으로 한 조직적인 횡령에 가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버닝썬은 지난 2017년 11월 오픈한 뒤 올해 2월 문을 닫았다. 대략 1년 6개월 정도 운영한 셈이다. 경찰은 이 기간 동안 횡령된 금액이 약 20억 원에 달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횡령이 초기 투자금, 즉 설립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버닝썬의 설립 자금은 총 24억 5000만 원이며, 린사모가 10억을, 승리가 2억 5000만 원을, 버닝썬의 실질 소유자인 전원산업(르메르디앙 호텔 운영사)이 12억 2500만 원을 투자했다.
‘승리 게이트’를 통해 범죄 행각이 드러났던 가수 정준영(30)은 지난달 29일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사진=이종현 기자
경찰은 버닝썬이 운영되는 1년 여 동안 이들에게 흘러 들어간 자금의 액수와 유출 수법 등을 고려해 조직적인 횡령에 무게를 두고 이들을 공동정범으로 송치하기 위한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찰이 횡령 혐의로 입건한 사건 관계자들은 법인인 전원산업을 포함해 승리, 투자회사 유리홀딩스 유인석 전 대표, 그리고 안 아무개 씨다. 안 씨는 ‘린 사모’의 지인이자 국내 금고지기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지인들을 버닝썬 MD 직원으로 등록한 뒤, 대포통장 15개를 관리하며 수 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이 린사모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를 파악해 횡령 사건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그러나 린사모는 경찰의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고 있어 수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 결국 구속될까
‘버닝썬 게이트’ ‘승리 게이트’ ‘정준영 게이트’로 연결되는 이 사태의 중심에는 당연히 승리가 있다. 이런 이유에서 대중들은 승리가 구속되지 않은 배경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마약 범죄를 다루는 버닝썬 게이트에서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버닝썬 대표 이문호 씨의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9일 진행됐다. 성범죄를 다루는 정준영 게이트에서도 사건의 중심 인물인 가수 정준영(30)이 구속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다.
“게이트의 시작과 끝” 승리가 운영한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외관. 사진=박정훈 기자
그렇다면 이 세 가지 게이트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승리에 대한 구속 소식은 왜 들리지 않는 걸까. 한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선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던 의혹들이 구속으로 이어질 정도로 ‘소명된 혐의’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승리가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고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인 점, 변호인이 선임돼 수사 협조에 차질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현재 상황에서 그를 구속할 만한 합당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경찰은 승리의 새로운 혐의점을 포착한 상태다. 성매매 알선 관계자들의 유의미한 증언을 확보한 것은 물론 추가적인 성 접대 정황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정준영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승리가 정준영 등 사건 관계자들에게 휴대전화를 버리고 단톡방을 폐쇄할 것을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실 역시 확인됐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승리에 대해 구속 영장 발부의 필요성이 충족될 수 있을 것이란 게 수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경찰은 현재 진행 중인 승리의 성매매 알선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승리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