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기획실장이 19일 ‘문화로 본 일제잔재’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2019년 봄. 유달리 일제 잔재 청산이 화두가 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양평지회와 양평교육희망네트워크, 전교조 양평지회가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기획실장을 초빙하여 ‘문화로 본 일제잔재’ 특강을 개최했다.
19일 오후 5시 30분 양평고등학교 소극장에서 개최된 특강에서 방학진 실장은 음악과 미술, 문학을 중심으로 우리 문화 속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를 살펴보고 우리 것을 찾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방 실장은 먼저 ‘한국 전래동요로 잘못 알려진 일본의 전래동요’를 설명하는 것으로 특강을 시작했다.
방 실장은 가위바위보(묵찌빠), 숨바꼭질할 사람, 쎄쎄쎄 아침바람(기러기), 꼬마야 꼬마야, 여우야 여우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우리 집에 왜 왔니 등 우리가 어린 시절 자주 부르며 놀던 전래동요가 모두 일본 전래동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화만년지곡(皇化萬年之曲)’을 지어 천황에 바친 국악계의 거목 김기수를 비롯해 ‘울 밑에 선 봉선화’를 지은 홍난파가 사상전향서 공개발표 후 친일음악의 대부로 부상한 경위, ‘어머니의 은혜’를 지은 이흥렬과 작곡가 박시춘의 주요 친일활동 등 친일행각이 드러난 음악가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또 친일 음악가 이흥렬과 김동진, 김성태, 현제명 등이 작곡한 교가를 쓰는 학교가 300여 곳이 된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병영에서 울려 퍼지는 군가 300여곡 중 ‘진짜 사나이’ 등 10% 이상이 친일파 곡이라고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홍석종 양평지회장이 특강 시작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어 미술분야에선, 국회 세종대왕과 남산 백범 동상, 탑골공원 부조, 4.19 묘역 상징물, 통영 이순신 장군 동상이 친일 조각가 김경승의 작품으로, 김경승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지배를 미화하고 침략전쟁을 독려하는 등 친일전력으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방 실장은 또 “일제 군국주의를 찬양하고 강제 징집을 고무하는 <적진육박〉(1994년)과 현재 국방부가 소장하고 있는 〈적영〉(1972년)은 운보 김기창 화백의 작품”이라면서, “친일인명사전에 기재된 김기창 화백의 작품인 〈적진육박〉은 일제 황군을, 〈적영〉은 월남전 당시 국군을 묘사한 그림으로 일제의 황군이 월남전의 국군으로 재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기창이 1973년에 그린 세종대왕 초상화는 만원권 화페와 우표 등에 사용되고 있는데, 이 그림은 자신의 얼굴을 그린 것으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방 실장은 “춘향과 논개의 영정, 신사임당 그림을 그린 김은호 화백 역시 친일작가로 세 그림 모두 비슷한 인물”이라고 설명한 후, “화폐에 독립운동가가 들어가 있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5만원권에 신사임당이 들어간 정치적 배경을 전했다.
방 실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7년 10월 한국은행에서 5만원권과 10만원권 발행을 결정했고, 5만원권에는 유관순 열사를 10만원권에는 김구 선생을 선정했으나 2개월 후 정권이 바뀌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5만원권 화폐 속 인물이 신사임당으로 교체됐고, 10만원권 발행은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방 실장은 이 같은 일이 발생한 배경에는 친일세력의 압력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과 미술의 친일 잔재에 이어 모윤숙, 서정주, 최남선, 김동인, 이광수 등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문학가에 대해 강연을 마친 방 실장은 “음악과 미술, 문학 등 친일문화가 무엇인지 알았으면 이를 들어내야 한다”며, “그 빈곳에 항일문화가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특강을 공동 주최한 양평교육희망네트워크 김정화(前 정의당양평군위원장) 상임대표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우리 양평에서도 학교에 남아있는 일제 식민지 잔재 문화의 흔적을 청산하고 새로운 학교 문화를 조성하는 일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는 1949년 친일파에 의해 와해된 반민특위의 정신과 친일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故)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이어 1991년에 설립되었다. 2013년 정의구현사제단 함세웅 신부가 4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쟁점과 과제를 연구 해명하고, 한일 과거사 청산을 통해 굴절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친일인명사전 편찬 등 일제 파시즘 잔재의 청산에 앞장서고 있다.
1. 민족문제연구소 양평지회와 양평교육희망네트워크, 전교조 양평지회가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기획실장을 초빙하여 ‘문화로 본 일제잔재’ 특강을 개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홍석종 양평지회장.
한국 전래동요로 잘못 알려진 일본의 전래동요
방학진 기획실장은 특강에서 ‘황화만년지곡(皇化萬年之曲)’을 지어 천황에 바친 국악계의 거목 김기수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친일 음악가라고 설명했다.
방 실장은 홍난파 역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대표적인 친일 음악가라고 밝혔다.
방학진 기획실장은 친일 음악가 이흥렬과 김동진, 김성태, 현제명 등이 작곡한 교가를 쓰는 학교가 300여 곳이 된다고 소개했다.
방 실장은 병영에서 울려 퍼지는 군가 300여곡 중 ‘진짜 사나이’ 등 10% 이상이 친일파 곡이라고 전했다.
특강에서 방 실장은 국회 세종대왕과 남산 백범 동상, 탑골공원 부조, 4.19 묘역 상징물 등이 친일 조각가 김경승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방 실장은 친일인명사전에 기재된 김기창 화백의 작품인 〈적진육박〉은 일제 황군을, 〈적영〉은 월남전 당시 국군을 묘사한 그림으로 일제의 황군이 월남전의 국군으로 재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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