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불법영상 사이트에 여성을 강제로 성관계하는 등 강간하는 영상이 올라와 충격을 줬다. 일요신문DB
D 사이트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회원수가 600명이 채 되지 않는 이 사이트의 4월 23일 방문자 수는 3만 1200명에 달했다. 해당 사이트가 입소문을 얻은 것은 강제로 성관계를 하는 동영상 등이 올라와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다. D 사이트에는 몰래 촬영된 성관계 영상, 길거리 여성 신체촬영 사진이 올라와 있다.
디지털성범죄물을 공유하는 온라인 사이트는 한두 개가 아니다. 하지만 심각한 수준의 성범죄 강간 영상이 올라있다고 알려지자 온라인에서 누리꾼들의 비판이 줄을 이었다. 문제의 영상은 D 사이트의 주간 인기 영상으로 뽑혔다. 강간영상을 접한 한 누리꾼은 “영상 속 여성이 술에 취한 채로 몸을 제대로 못 가누는데도 성관계를 해나갔다. 명백한 강력범죄”라며 “심지어 여성이 ‘하지마, 안돼’라고 소리치기까지 했다. 강간범 및 유포자 처벌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D 사이트 이용자들이 검색한 검색어도 문제로 지적됐는데, 인기 검색어에 ‘여고생, 강간, 교복, 중딩, 조건’ 등이 올라 있다.
이밖에도 여성 탈의실에서 촬영된 몰래카메라 영상도 유포됐다. 2016년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여성 탈의실 영상에는 여성들이 의심 없이 속옷을 입고 벗는 장면이 담겨있다. 탈의실 몰카는 해당 사이트 인기 영상 중 하나다. 또 일반인 여성들의 SNS에서 퍼다 나른 사진도 대거 발견됐다.
D 사이트와 같은 음란 사이트는 그 수조차 정확히 집계되지 않는다. 이들은 회원가입이나 성인인증이 필요한 웹하드와 달리 별도의 가입절차나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저작권이 있는 국내외의 정식 포르노물이 아닌 성범죄 영상물을 유포하는 점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문제 사이트들은 적발돼 제재가 가해지면 도메인 주소를 변경하고, 해외에 서버를 두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해간다. 정부가 강력한 접근차단 대응을 내놨지만 이를 비웃듯 문제 사이트들은 우회방법을 공지하고 있다.
성범죄물이 버젓이 공유되는 사이트들은 나이 제한 없이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다. 청소년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연계된 페이지로 사설도박사이트, 남성 최음제 판매 사이트가 소개돼 있다. 불법 유해 사이트들이 성범죄영상물로 고객을 모으는 것은 돈이 되기 때문이다. 성범죄영상물로 손님을 모아 광고수익을 얻거나 사설도박, 불법약물판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문제의 D 사이트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려졌고 800여 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리며 비판에 휩싸였다. 불법영상물이 수두룩하게 공유되는 것을 보고 ‘환멸 느낀다’, ‘손이 떨리고 두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수십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적극적으로 신고에 나섰고, 문제가 된 영상은 접속차단 조치가 취해졌다. 하지만 최초 제작자와 유포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문제로 제기됐고, 경찰청에도 신고가 접수됐다.
불법영상물 문제 해결의 말단에 있는 방송통신심위위원회는 불법 디지털성범죄 영상에 대응하는 별도의 팀을 두고 있다. 그렇지만 선제적으로 불법 영상을 감시하는 모니터링 인력은 5명에 불과하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법망을 피해가는 모든 성범죄영상물 공유 사이트를 차단하기는 불가능하다.
디지털성범죄 대응팀 관계자는 “디지털 영상물은 확산성이 있어 최대한 빠르게 신고하는 것이 피해자 구제에 필수적”이라며 “물리적으로 해외에 서버를 둔 경우 근본적인 영상 삭제가 불가해 국제적으로 공동대응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
| 아동물·자살물 사이트 소개 플랫폼까지 정부차원에서 불법영상물 및 범죄 사이트를 일일이 점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제재가 강화되는 와중에도 불법 사이트가 버젓이 활개를 쳐 문제가 심각하다. 심지어 국내와 해외의 각종 불법영상공유 사이트를 모아둔 플랫폼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불법성범죄 영상뿐만 아니라 아동 영상물, 자살 영상 등 각종 유해영상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유해영상 소개 플랫폼 사이트는 직접적으로 성범죄 영상물을 담고 있지 않아 법망이나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 해외 유명 야동 사이트에도 KOREAN 키워드로 별도 카테고리가 있을 정도로 국내 불법영상물 유포는 심각한 수준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과거 불법 성범죄물을 심의하고 차단하기까지의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양산되고 영상물이 유포되는 속도에 비해서는 여전히 대처가 미흡하다. 결국 방심위에서는 앞의 불법성범죄 영상물 사이트 소개 플랫폼 역시 ‘음란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에 따라 음란물 유관부처에서 대응을 하게 된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결국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성범죄물이 돈벌이로, 산업화된 구조를 깨뜨리는 수밖에 없다”며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로 산업화 구조를 깨고, 성범죄물을 소비하는 문화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