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같은 내용의 담은 투자 계획을 24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최근 정부가 메모리 수요 약화에 대응해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의 비메모리 산업 육성과 궤를 같이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국무회의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을 신속히 내놓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육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사진=고성준 기자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국내 R&D 분야에 73조 원을 투자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 양성에 나선다.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스템 반도체 R&D 및 제조 전문 인력 1만 5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되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11조 원의 R&D 및 시설투자가 집행되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42만 명의 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도 60조 원을 투자한다. 국내 설비·소재 업체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함이다. 국내 중소 팹리스 고객들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개발기간도 단축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IP, 아날로그 IP, 시큐리티(Security) IP 등 삼성전자가 개발한IP(Intellectual Property·설계자산)를 지원할 방침이다. 보다 효과적으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가 개발한 설계·불량 분석 툴(Tool) 및 소프트웨어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의 제품 제작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인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국내 중소 팹리스업체는 지금까지 수준 높은 파운드리 서비스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삼성전자는 중소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의 개발활동에 필수적인 MPW(Multi-Project Wafer)프로그램을 공정당 년 2~3회로 확대 운영하고, 국내 디자인하우스 업체와의 외주협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화성캠퍼스 신규 극자외선(EUV) 라인을 활용해 생산량을 증대하고, 국내 신규 라인 투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관련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규모로 제시한 133조 원이 연간으로 환산했을 때 평균 11조원 수준이고, 이는 그동안 투자해 왔던 금액에서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R&D와 시설투자에 각각 18조 6504억 원, 23조 7196억 원을 썼다. 총 42조 3700억 원이다. R&D의 경우 반도체 부문 외 다른 사업부 관련된 비용도 포함돼 있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메모리와 비메모리 매출 비중이 대략 2대 1 정도로 알려져 있는 것을 고려하면 비메모리에 11조 원을 투자하는 건 통상적인 규모라는 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