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 31억 3044억 원, 한진칼 26억 5830만 원, 한진 11억 985만 원. 한국공항 22억 1430만 원, 진에어 14억 9600만 원 등 107억 1700만 원을 수령했다. 반면 조원태 신임회장은 사장 자격으로 대한항공 5억 8251억 원, 한진칼 5억 1549억 원 등 10억 900만 원을 받는 데 그쳤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운구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조 사장은 발인 일주일 만인 지난 24일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이종현 기자
20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는 1000억 원대 자금이 필요하다. 조 전 회장은 대한항공 퇴직금만 600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를 받은 6개 계열사를 합하면 그 액수는 최소 1000억 원 이상대로 불어날 수 있다. 다만 조 전 회장의 퇴직금을 조 신임회장이 상속받을 때도 절반 이상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조 신임회장으로서는 보수를 늘림으로써 부족한 상속세 재원을 신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행 항공사업법상 면허 보유자의 사망시 30일 이내에 국토교통부에 피상속인이 신고해야 한다. 또 조 전 회장은 무려 8곳의 계열사에 임원이며 이 가운데 등기임원이 7곳, 대표이사가 4곳이다. 직함은 모두 회장이다. 각 사에는 대부분 전문경영인이 일반적인 경영을 맡고 있다. ‘사장’ 직함으로는 그룹 전체를 총괄하기 어렵다.
누나인 조현아, 동생인 조현민의 경영권 도전 여지를 없애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그룹 내 유일한 직함인 ‘회장’직에 오른 이상 현재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두 자매의 경영권 도전은 쉽지 않다.
이제 남은 단계는 조 전 회장 지분의 상속비율이다. 조 신임회장이 모두 또는 대부분 물려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진그룹 관련 재단들에 5% 미만을 증여하는 방법이 절세에는 유리하다. 미망인인 이명희 씨의 영향력이 커질 수도 있다. 하지만 따가운 여론의 시선과 국세당국의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행동주의펀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최근 한진칼의 지분율을 12.80%에서 14.98%로 늘린 점도 조 신임회장의 등극을 자극했을 수 있다. KCGI가 임시주총 등을 통해 조 신임회장의 행보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이에 앞서 한진칼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4월 중순 한진칼 지분율을 종전 5.36%에서 4.11%로 줄였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