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26일 개최된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초청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들이 DMZ 평화 인간띠잇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합의는 실패했지만 협상은 실패하지 않았다” “개성공단은 남북이 서로 이해하고 평화통일에 기여하는 역할이 매우 크다” “미국의 네오콘과 일본의 방해로 북미 평화협정 등 관계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6일 양평중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 통일 토크콘서트’에서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한 말이다.
우리지역연구소(이사장 곽상준)와 정의당 양평지역위원회(위원장 유상진), 양평녹색당(공동 위원장 이반석)은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이날 오후 7시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초청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김 이사장의 저서인 <남과 북.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를 주제로 △대전환기:평화를 위한 대장정 △분단과 통일 그리고 북한 △개성공단에 대한 이해 △평화경제의 시대:경제 대번영 등의 순서로 특강이 진행됐으며, 이어 김 이사장이 실제 겪은 북한사회의 구조와 민낯 등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토크 콘서트로 진행됐다.
김 이사장은 ‘행복한 평화 너무 쉬운 통일, 개성공단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진행된 특강에서 “북한은 미국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북한은 미국과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경제발전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미국의 네오콘이나 일본의 방해로 북미 평화협정 등 관계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 군수산업가들은 휴전체제를 유지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변 국가들의 군사력 증강을 핑계로 천문학적 규모의 무기를 팔아야 하니까 북미관계 정상화를 바라지 않는다. 이게 본질이고 팩트”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우리는 평화문제의 당사자이며 능동적 주체자”라면서 “북미간 핵문제의 중재자에서 남북간 평화문제의 주체자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핵문제 진전에 따른 남북교류협력 연계성 개선을 위해 정부의 기조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또 “한반도 문제의 궁극 목적은 평화”라면서, “핵심 정책영역을 핵문제에서 평화문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평화로의 프레임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한미관계에서 남북관계로 중심축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한미관계중심으로 남북관계를 풀지 말고 남북관계 중심으로 미국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한미공조의 제재의 틀에서 남북공조의 화해의 틀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사회주의 경제 △집단주의 체제 △군사국가라는 북한 이해를 위한 세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적대적 분단체제는 남북의 다름과 차이를 맞고/틀림, 옳고/그름. 선/악의 이분법으로 획일화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토크콘서트에서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패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민의 압도적 지지 있으면 개성공단 다시 열릴 것”
김 이사장은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어떠한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재가동 의지를 천명했지만 아직도 답보상태”라면서 “비핵화 진전을 위해서라도 개성공단을 다시 열어야한다.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은 대북 제재와 무관하다. 국민들이 압도적 지지를 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다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개성공단이 단순히 경제적 효과가 매우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이 서로 이해하고 평화통일에 기여하는 역할이 매우 크다고 강조하면서 “분단체제하에 70년간 쌓여온 잘못된 정보가 북한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북한을 편견 없이 직시 할 때만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되고 통일이 다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강에 이어 진행된 토크콘서트는 우리지역연구소 곽상준 이사장의 사회로 양평녹색당 이반석 공동 위원장, 양평중학교 2학년 정하윤 학생이 패널로 나와 궁금해 하는 내용을 질의 응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양평중학교 정하윤 학생은 학생소년단 역할과 러시아 가스관 연결로 인한 경제 효과에 대해 물었고, 곽상준 이사장은 북한의 1인당 GDP 650달러에 대한 실체, 북한의 마이너스 경제성장율과 미국의 대북제재로 인한 정권 붕괴 가능성, 북한의 화폐개혁 실패에 대해 질문했다.
녹색당 이반석 공동 위원장은 남북하천 공유관리위원회 구성과 DMZ 생태계 보존 및 활용방안, 개성공단 확대 방안, 남한에 북한공단 가동 가능성, 북한 노동자의 생산성 등을 질의했고 김 이사장은 북한 전문가답게 명쾌하게 답변을 이어 나갔다.
50여명의 참석자들은 예정된 2시간이 넘게 진행된 강연회가 끝나자 북한의 집단주의, 북한의 도로와 건물의 대형화, 개성공업지구 활성화 방안, 북한으로의 체험학습 가능성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김진향 이사장은 한반도 통일 분야 정치학 박사로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와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 객원연구위원, (재)여시재 선임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때 NSC 한반도 평화체계담당관으로 국정에 참여하여 대통령비서실 통일외교안보정책실과 인사수석실 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개성공업지구 근무를 자원하여 2008년부터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에서 2011년까지 기업지원부장으로 일했으며, 지금은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등 북에 장기체류하면서 북한사회의 구조를 들여다 본 유일한 북한학자로 평가되는 전문가이다. 저서로는 <개성공단사람들>,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 등이 있다.
한편, 북한 관련 최고전문가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과 청년들이 함께 만든 평화로 가는 북한 문맹 탈출 안내서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도서출판 슬로비)는 20대 청년들(1992년생 차민지·1990년생 황지은)의 거침없는 질문에, 저자가 이에 답하는 형식으로 짜여졌다. 앞으로 다가올 남북의 미래에 대비한 ‘남과 북 소통 매뉴얼’이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행복한 평화 너무 쉬운 통일, 개성공단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정의당 양평지역위원회 유상진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우리지역연구소 곽상준 이사장이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토크콘서트 패널로 나온 양평중학교 2학년 정하윤 학생.
양평녹색당 이반석 공동 위원장이 DMZ 생태계 보존 및 활용방안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토크콘서트 진행 중 정하윤 학생의 질문에 김 이사장이 활짝 웃고 있다.
토크콘서트에서 질문을 하고 있는 방청객.
정의당 양평군지역위원회 김정화 전 위원장이 질문을 하고 있다.
홍석종 전교조 양평지회장이 북한으로의 체험학습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펴낸 북한 문맹 탈출 안내서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도서출판 슬로비)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