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민족 교육 문화를 한 자리에서 시연하고 체험하는‘제18회 대한민국 서당문화한마당’이 5월 4일(토)부터 6일(월)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다.
우리 민족 고유의 초중등 교육 문화의 전통을 보존, 계승하고 있는 사)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이사장 박성기·이하 진흥회)가 국내 유일의 서당 문화 체험의 장인 ‘대한민국 서당문화한마당’을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다.
올해는 특별히 <서당, 민족교육의 요람에서 인성예의지국의 미래로>라는 주제를 선정, 3·1 독립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지사들과 의병의 산실이었던 서당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이를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전시, 체험 마당을 마련했다.
전국에서 응시한 1,200여명이 의관을 갖추고 펼치는 경연 대회는 올해도 계속된다. 매년 ‘대한민국 서당문화한마당’의 중심 행사로 개최되었던 경연 대회는 올해도 5월 5일과 6일 양일간 계속된다. 전통 서당 교육의 주요 과목인 글짓기(제술), 글쓰기(휘호), 글읽기(강경)을 겨루는 이 경연은 1년간 각 과목을 꾸준히 수련해 온 전국 남녀노소 1,200여 응시생들이 참가한다.
특히, 참가자들 모두 의관을 갖추고 옛 과거 시험을 재현한 ‘제술’을 비롯해 어린 학동들이 훈장님 앞에서 <동몽선습>, <사자소학> 등의 고전을 암송하는 ‘강경’ 등은 매년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받아 왔다. 이 경연을 통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한 ‘장원’에게는 대통령상이, 그 밖에 차상, 차하 등에 국무총리상,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부장관상 등이 수여되며, 5월 6일 시상식 후에는 옛 장원 급제자에게 행해졌던 어사화 수여와 유가행렬도 재현한다.
행사 기간 광화문 광장 잔디마당과 상설 체험관에서는 옛 서당 학동들이 즐겼던 우리 전통 놀이와 다양한 전통 공예를 체험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또한, 수묵화 베껴 그리기, 탁본 체험, 사진 속 훈장님 찾아 SNS에 소개하기, 나도 장원급제 OX 퀴즈 등의 체험과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어린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서당이 광화문 광장에 차려진다. 서당의 분위기를 재현한 체험관에서 매일 2회씩 열리는 ‘광화문 서당’은 현직 훈장님이 직접 운영하며 기본 인성 예절 교육, 서예, 고전 읽기 등 서당의 주요 교습법을 전수한다. ‘광화문 서당’은 초등학생 어린이 누구나 선착순 현장접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전통 서당의 역사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특별 전시회도 마련된다. 서당의 역사와 교육 방식, 재미있는 서당 상식 등을 담은 전시와 더불어 100년 전 지역 독립운동의 거점이자 김구, 안창호, 안중근 등 독립지사와 의병 양성의 요람이었던 서당의 역사를 재조명한 특별 전시 등이다.
뿐만 아니라 3·1 독립선언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 독립지사들의 유묵을 전국의 훈장들이 다시 쓴 ‘독립지사 유묵 휘호 특별전’도 열려 2019년 개최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훈장님과 어린이들이 함께 하는 이색 놀이 마당도 펼쳐진다. 이번 ‘대한민국 서당문화한마당’ 기간 중인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을 위해 평소 상투를 틀고 의관을 정제하며 전통적 생활 방식을 지켜 가던 서당 훈장님들이 어린이들과 어울려 전통 놀이를 즐기는 순서가 마련된다. 패러슈트 제기차기, 투호, 활쏘기, 비석치기, 훈장님과 2인3각, 길쌈놀이 등 광화문 잔디마당에서 펼쳐지는 훈장님과의 놀이 마당은 5월 5일 13:00부터 열리며, 당일 행사장을 찾는 어린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학동들의 공연과 전통 상투 틀기를 재연하는 가관례(성인식) 시연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과거 서당에서 학동들의 심신을 수련하기 위해 행해졌던 군무이자 전통 윤리와 자연의 이치를담은 노래를 부르며 원을 그려 일정한 동작을 춤사위처럼 펼쳐내는 영가무도가 전통 복식을 갖춘 학동들에 의해 행사장 주무대에서 선보인다.
전통 성인식인 가관례 시연도 열린다. 이 행사는 댕기머리를 기른 채 생활하는 실제 학동의 머리를 훈장님이 손수 상투로 틀어 올려주는 국내 유일의 시연으로,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진정한 어른됨의 의미를 반추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5월의 광화문 광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전통 예술 문화 공연 등 다채로운 볼거리도 마련됐다. 5월 4일 17시, 5일 15시 30분, 6일 13시 20분에는 국립국악고등학교 학생들과 국립민속국악원의 공연, 전통 줄타기 무형문화재인 권원태 명인의 줄타기 등 수준 높은 전통 예술 문화 공연이 행사장 주무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처음으로 한국과 중국의 전통교육문화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국제학술대회를 5월 4일 9시 30분부터 개최한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사)한국전통서당문화진흥회 박성기 이사장의 개회사와 이권재 성균관 부관장, 중국 남평시 주자문화연구회 임문지(林文志) 회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함한희 전북대학교 명예 교수의 기조 강연에 이어, 장영려(張荣丽) 중국 남평시 주자문화연구회 부비서장과 한재훈 연세대학교 교수, 풍철(冯哲) 중국 사해공자서원 원장, 김태식 연합뉴스 문화부장 등의 주제 발표가 마련된다.
주제 발표에 이어 ‘전통 교육의 현대적 가치’를 주제로 한 토론이 이어진다. 임돈희(대한민국학술원 인문사회 제3분과 회원/ 전)문화재청 무형문화재분과위원장)를 좌장으로 주제 발표자 전원이 참가해 현대 사회 전통 교육의 나아갈 길에 대한 양국의 과제와 방안을 모색하는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문화혁명 이후 명맥이 거의 끊어졌다가 최근 고전 연구와 학습의 열풍이 불고 있는 중국과 달리여전히 전통 서당 교육 문화를 보존, 계승해 온 우리 서당의 가치를 드높일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