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26일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2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에 따르면 박유천은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과 구매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경찰 조사에서 박유천은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면서도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마약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황하나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마약을 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박유천이 내게 마약을 권했고 자고 있는 내게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했던 그의 전 연인이자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31)와의 주장과 정면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당초 박유천은 지난 4월 10일 긴급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마약투약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2016년 유흥업소 종업원 성폭행 사건 이후 재기를 위해 준비하고 있던 자신이 마약에 손을 댈 리가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경찰의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체모 대부분을 제모하는 등 ‘마약 사범’의 일련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중들의 의구심을 샀다. 이런 가운데 앞서 간이 소변 검사에서는 마약 반응 음성으로 나왔던 것이 그의 다리털 등 체모를 이용한 국과수 정밀 검사에서 양성 반응으로 나오면서 대중들은 결국 박유천에 등을 돌렸다.
이후 지난 26일에는 법원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박유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구속상태로 경찰의 추가 조사를 받던 박유천은 전날인 28일까지만 해도 결백을 주장했지만 결국 이날 오전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박 씨를 상대로 추가 마약 투약 등 여죄를 조사한 뒤 이번 주에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