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2분기에는 성적이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하반기에도 급격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2017년과 지난해에 기록했던 실적 신기록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10분기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고성준 기자
삼성전자는 30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 2000억 원으로 2018년 1분기보다 60.15% 줄었다고 밝혔다. 매출은 52조 4000억 원으로 13.5%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016년 3분기(5조 2000억 원) 이후 10분기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이익 급감이 실적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지난 2년간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나왔던 ‘반도체 편중’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반도체 사업은 매출 14조 4700억 원에 영업이익 4조 1200억 원을 기록하며 2016년 3분기(3조 3700억 원) 이후 최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흑자가 5조 원을 밑돈 것은 2016년 4분기(4조 9500억 원) 이후 9분기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28.5%로, 역대 최고치였던 1년 전(55.6%)은 물론 업황 하락이 본격화했던 전분기(41.4%)와 비교해서도 ‘수직하락’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올레드 패널 출하 감소와 LCD 패널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5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분기(2700억 원) 이후 첫 분기 적자다.
스마트폰 등 IM(IT·모바일) 부문은 갤럭시 S10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분기(1조 5100억 원)보다 영업이익이 50.3%나 증가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3조 7700억 원)에는 훨씬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2800억 원)의 2배 수준인 5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밖에 지난 2017년 약 9조 원을 들여 인수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업체 ‘하만’은 매출 2조 1900억 원에 영업이익 100억 원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1분기 메모리 사업의 실적이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에 따른 수요 감소로 하락하고, 디스플레이 사업도 플렉시블 올레드 가동률 저하 등의 영향으로 부진하면서 전체적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수요에 적극 대응한 데 힘입어 전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등 무선 사업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갤럭시S10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은 크게 늘었으나 중저가 라인업 재편 등에 따른 비용, 신모델 출시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으로 인해 수익 개선은 제한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소비자가전 부문은 QLED, 초대형 등 프리미엄 TV 신제품 판매 확대로 지난해보다 실적이 비교적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시설 투자는 4조 5000억 원으로, 반도체 부문이 3조 6000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디스플레이 부문은 3000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시장 상황에 맞게 집행한다는 방침”이라면서 “메모리 분야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되 장비 관련 투자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