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스트보이즈’ 스틸컷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방송에서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진 A 씨가 휩싸인 빚투 사건은 이렇다. 2015년경 A 씨는 논현동 술집의 현 아무개 씨 앞에 처음 등장했다. C 가게는 소위 ‘텐카페’라고 불리는 유흥주점이다. 당시 A 씨를 담당했던 마담 현 씨는 같이 온 주변인들이 ‘유명 연예인 아들이다’고 했고 그도 인정하면서 신뢰를 쌓게 된다.
A 씨는 2015년 11월, 12월에는 한 달에 술값으로 2000만 원씩 썼다. 외상을 하더라도 결제가 조금 늦을 때는 있었지만 밀린 금액 없이 외상값을 지불해줬다. 그렇게 시작된 외상은 2016년 1월부터 A 씨가 ‘곧 주겠다’면서 액수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현 씨는 ‘설마 유명 배우 아들인 만큼 떼 먹지는 않겠지’란 마음에 믿고 외상을 줬다고 한다.
A 씨는 2016년 1월부터 235만 원, 2월 312만 원, 3월에는 약 3000만 원, 4월에는 약 2400만 원, 5월에는 약 1200만 원을 외상으로 마셨다. A 씨는 6월에 한 번, 11월에 한 번 더 찾아와 술을 마셨고 이렇게 22차례 걸쳐 쌓인 돈이 원금만 6439만 원에 달한다.
외상값이 지나치게 쌓였지만 결제를 해주지 않자 현 씨도 외상 값을 갚으라고 요구하기 시작한다. 2016년 6월부터 현 씨는 A 씨를 향해 돈을 돌려달라고 애원했다. A 씨는 연락을 해도 피할 뿐 외상값을 갚아달라는 말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현 씨는 가게에 납부해야 할 금액을 납부하지 못한 채 몇 달이 지났다. 이에 현 씨는 A 씨가 마신 술로 인해 가게 측과 금융권에 빚을 지게 됐다. 이 빚은 최근까지 현 씨가 갚아 나갔다.
이에 현 씨는 “어떡하냐”고 A 씨에게 물었고 2016년 8월 A 씨는 “가게에 10월 5일까지 전부 다 입금한다고 얘기하라”며 “그 이후에 민사(소송이)건 형사(소송이)건 내 앞으로 사채를 쓰건 마음대로 하라”고 얘기했다.
결국 2016년을 넘어 2017년까지 돈을 갚지 않았고 현 씨는 가게와 A 씨 사이에서 극심한 스트레스 탓에 건강마저 상하게 된다. 현 씨는 “고급 술집이라고 해도 종업원이 잘 벌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마담은 잘 벌지 못한다. 경기도 안 좋아지면서 벌이도 나빠진 데다 7000만 원 빚까지 생겨 스트레스가 너무 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A 씨가 준다준다하면서 시간을 끈 지 약 2년이 넘은 2017년 6월 결국 참다못한 현 씨는 A 씨를 경찰에 사기 혐의로 고소하게 된다. 단순 채무불이행은 형사 사건이 성립이 안 됐던 것을 몰랐던 현 씨 실수였다. A 씨는 혐의없음 처분을 받는다. 다만 2017년 10월 조사를 받으러 온 A 씨에게 경찰이 현 씨에게 돈을 갚겠다는 각서를 써주라고 했고 A 씨도 응한다.
각서 내용은 ‘본인 A는 총 6439만 원을 2017년 11월 30일까지 변제하되 여의치 않을시 2017년 11월 30일까지 최소 3500만 원 변제, 2017년 12월 29일까지 완납할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A 씨는 2017년 12월 260만 원 준 게 전부였고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7년 12월 29일이 지나도, 2018년 연말이 돼도 ‘대출을 통해서라도 갚겠다’는 말만 있었다. 결국 참지 못한 현 씨는 2018년 12월 재차 법원에 민사 소송을 내게 된다. 현 씨는 돈이 없어 변호사조차 두지 못했고 검색을 통해 민사 소송 절차를 알아보고 직접 접수했다고 한다. 2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원금에다 이자까지 갚다 보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현 씨는 원형 탈모를 겪게 됐다. 현 씨 머리는 아직도 뭉텅이로 빠지는 중이다.
A 씨는 민사 소장을 낸 것을 알고 “소장 잘 받았다. 진짜 없어서 못 주고 있는 사람한테 민사를 넣으면 뭐가 나오니? 안 주는 게 아닌데”라며 “너 자꾸 내가 연예인 아들인 걸로 뭘 바란 것같이 하는데 너 그거 후회한다”고 말했다.
이에 현 씨는 “없어서 못 주고 있는 건 오빠 사정이다. 그 피해를 내가 고스란히 보고 있다”며 “피해자는 나인데 내가 그동안 오빠한테 크게 쓴소리 한 적이나 있냐”며 반박했다. 더군다나 A 씨가 민사 소송 이후 자신의 채무를 가족이 알게 됐다며 술에 잔뜩 취한 채 전화를 해 욕까지 쏟아냈다. A 씨는 “술 취해 실수를 했다. 다음날 사과했다”고 설명했다.
현 씨는 “A 씨에게 돈을 달라고 전화를 하면 회피만 한다. 민사 소송 이후에는 가족이 알게 됐다며 쌍욕까지 들어야 했다. 어이가 없어 눈물이 난다”며 “다음날 안타까워서 욕이 나왔다고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돈은 갚지 않는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이렇게 털어 놓게 됐다”고 억울해 했다. 현 씨가 제기한 민사 소송 선고는 4월 말 예정돼 있었다.
A 씨는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영화사가 망하면서 어려워졌다. 갚고 싶어도 돈이 없다. 갚을 의사는 있다”며 “아버지도 상황이 좋지 않다. 사는 집도 팔려고 내놨는데 팔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3년간이나 갚지 않은 사정을 묻자 A 씨는 “돈이 없어 어쩔 수 없다.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 씨는 취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하루 뒤 현 씨에게 3000만 원을 입금했다. 여기에 3일 뒤 3200만 원을 추가로 입금했다. A 씨는 ‘6200만 원으로 합의할 수 없냐. 더 이상 빌릴 돈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합의가 되지 않자 약 2시간 뒤 A 씨는 239만 원을 추가로 입금한다.
이후 A 씨는 현 씨에게 ‘원금을 지불하였으므로 추후 이번 건으로 나올 모든 기사에 대해서 현 씨가 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쓰라고 했다. 현 씨는 “3년 지난 뒤 원금만 겨우 받았는데 합의서까지 쓴다는 것이 어이가 없었다”며 합의서 쓰는 자리에 나가지 않았다. 이후 현 씨는 A 씨 연락을 일절 받지 않았다. 그러자 A 씨도 더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