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쥴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흡연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쥴 홈페이지 캡처
미국에 출장이나 여행 간 흡연자들은 당황하기 십상이다. 이미 국내 시장에 많은 팬을 보유한 아이코스 흡연자들이 대부분 그렇다. 미국에서는 아직 아이코스가 시판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아이코스 소모품인 히츠(궐련)를 구매할 수 없다. 유럽, 일본 등 세계 흡연자들이 미국 편의점에서 히츠를 찾다 허탕을 치고 연초나 쥴을 구매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미국의 전자담배는 대개 액상형이다. 쥴 역시 액상형 전자담배다.
대개 쥴을 접한 경로는 직접 구입했거나, 해외에 다녀온 사람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경우였다. 소수의 해외직구 사이트에서도 쥴을 판매했으나 그 수량이 한정적이고 액상카트리지의 국내 통관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쥴 액상카트리지 통관을 막지 말아 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올 정도였다.
# 기기 구성 살펴보니
쥴은 통상의 액상형 전자담배와 외관부터 다르다. 납작한 포장 속에 더욱 납작한 본 기기와 유에스비 충전기가 들어있다. 이게 전부다. 아이코스와 달리 코드를 꽂는 충전기나 청소기가 없다. 본 기계 역시 기존의 전자담배들보다 크기가 획기적으로 작다. 흡사 샤프심 통보다 조금 큰 수준이다. 주머니에 넣어도 티가 나지 않을 정도다. 본품과 충전기를 다 해도 한 손에 차고 남을 정도로 작다. 본 기기에 액상 카트리지를 끼워 피는 구조인데 별도의 흡입구나 버튼이 없다는 게 특이하다. 그저 끝 부분을 입술로 얇게 물어 가볍게 흡입하면 이를 인지해 액상이 가열, 기체화되며 흡연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흡입하면 바로 흡연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흡연자 기호에 따라 액상을 충전하는 방식이다. 쥴은 다르다. 기성 액상 카트리지인 팟(POD)을 기호에 맞춰 구입해 기기에 꽂아 쓰면 된다. 액상을 옮겨담을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망고, 민트, 일반담배향 등 9종의 액상 카트리지가 있는데 다양한 맛과 풍미로 중독성이 크다고 알려져있다. 쥴랩스코리아의 국내 판매망 구축에 따라 카트리지 구입의 편의성이 달라지게 되고, 이 점이 소비자 확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액상 전자담배는 일부 전문 가게에서만 판매를 해 접근성이 떨어졌었다.
충전기는 이동형 유에스비 형태다. 충전기에는 자석처리가 되어 있어 쥴 기기를 가져다 대면 저절로 찰싹 달라붙는다. 유에스비형 충전기기에 쥴 본품을 꽂으면 충전이 시작된다. 1시간 이내로 완전 충전이 된다. 본체 중간 부분에 작은 구멍이 있고 기기를 가볍게 두 번 두드리면 충전상태를 알려준다. 초록불은 완전 충전상태, 빨간 불은 배터리가 조금 남은 상태임을 알려준다.
아이코스 3세대와 쥴의 크기 차이가 제법 난다.
# 담배는 담배다
흡연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일 터. 연초와 아이코스를 혼용하는 흡연자 3인과 아이코스만 흡연하는 1인의 쥴 시연기를 들어봤다.
연초&아이코스 혼용자 A- 별점 4.3점
연초를 주로 사용하고 종종 아이코스를 피우는 A 씨는 담배를 피울 때 연기가 풍성하게 나는 점과 흡연 후 입이 텁텁하지 않은 점을 특장점으로 꼽았다. A 씨는 “우선 맛이 너무 깔끔하다. 운동을 하고난 뒤 샤워하고 나온 기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담배를 피는데 건강을 지키면서 피는 느낌이다. 목넘김이 가벼운데 평소 타격감을 즐기는 입장으로선 쥴을 피게 되면 흡연량이 늘어날 것 같다. 연기가 풍성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연초&아이코스 혼용자 B- 별점 3점
아이코스를 주로 피우고 종종 연초를 피우는 B 씨는 쥴을 여러 차례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다시 쥴을 한 모금 흡입하고는 제법 기침을 했다. B 씨는 “(기침) 니코틴 함량이 높아서인지 목넘김이 강하지 않은데도 기침이 났다. 깊게 빨고 싶은데 잘 안되는 것 같다. 하지만 맛이 향긋하고 목이 텁텁하지 않아 좋다. 다만 입을 대고 흡입하자마자 흡연이 시작돼, 흡연 시작과 끝 느낌이 없어서 흡연량이 늘어날 것 같다”고 평했다.
연초&아이코스 혼용자 C- 별점 4점
연초 맛을 선호하는 C 씨는 휴대가 간편한 것을 쥴의 특장점으로 꼽았다. C 씨는 처음 쥴을 접하고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C 씨는 “처음 한 모금을 마시고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긴호흡으로 흡입하면 상당히 맛이 훌륭하다. 아이코스를 사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전자담배로는 쥴이 더 좋은 것 같다. 물론 연초만큼은 아니지만 목넘김, 타격감이 좋은 편이다. 흡연량이 늘 것 같은 걱정만 빼면 담배는 담배”라고 말했다.
아이코스 흡연자 D- 별점 3점
직장에서 흡연 시간으로 자리를 오래 비우기가 힘든 D 씨는 쥴의 편의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D 씨는 “아이코스보다는 확실히 타격감이 센 것 같아 기침이 난다. 또 크기가 훨씬 작아 주머니에 넣어도 티가 나지 않는 게 특장점이고 아이코스처럼 한 대를 다 피지 않고 필요한 만큼 흡연할 수 있는 게 좋다”며 “아이코스에 길들여진 탓도 있겠지만 쥴이 국내 출시되더라도 굳이 기기를 갈아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흡연자들도 흡연의 시작은 연초였다. 어쩔 수 없이 전자담배로 갈아타는 흡연자들의 비교대상은 단연 연초다. 쥴은 연기가 풍성하게 나고, 목넘김이 연초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자담배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쥴랩스코리아는 지난 12월 설립돼 국내 쥴 판매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국내법과 세금 등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우리나라에 꼭 같은 제품이 출시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해외에서 판매되는 쥴 디바이스는 본품과 충전기가 35달러(4만 922원), 액상 카트리지인 팟은 4개에 15~17달러(1만 7538원~1만 9876원)로 가격이 형성됐다. 1개 팟은 200회 정도 빨 수 있다. 팟의 경우도 해외에서는 니코틴 함량이 3%, 5%인 두 가지가 판매되지만 국내법상 니코틴 함량을 1% 미만으로 줄여 판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