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승리. 고성준 기자
빅뱅의 ‘승리’, 이제는 은퇴를 선언한 만큼 ‘이승현 씨’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해 보이는 그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5월 9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승리의 기존 혐의에 성매수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검찰은 바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승리는 구속 내지는 불구속으로 기소될 예정이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혐의를 추가했다. 바로 성매매다. 기존에 알려진 성매매 알선 외에 성매매 혐의가 추가된 것. 경찰은 승리의 금융 기록과 관계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 여성이 성매매를 위해 승리의 집을 방문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여성과의 성관계 자체를 인정한 승리는 성매수가 아닌 정상적인 만남이라는 입장이다. 성관계를 대가로 돈이 오가지는 않았다는 것. 재판을 통해 성매매 혐의가 입증될지 지켜봐야겠지만 내밀한 사생활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그를 지지하고 응원했던 팬들에게는 또 한 번 상처가 됐다.
사실 승리의 사생활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이번 ‘버닝썬 논란’이 불거지기 한참 전부터 거듭돼 왔다. 지난 2016년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승리는 “제가 자고 있는 사진 찍히는 거에 트라우마가 있어요. 자고 있을 때 찰칵 소리가 들리면 너무 싫어요”라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2012년 9월 불거진 ‘침대 몰카’ 파문에 대한 셀프 디스이기 때문이다.
일본 주간지 ‘프라이데이’에 실린 승리의 침대 몰카 사진
당시 일본의 유명 주간지 ‘프라이데이’는 승리가 상반신을 벗고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사진이 게재했다. 기사의 제목은 ‘빅뱅 V.I의 침대 사진과 성적 취향’으로 더욱 선정적이었다. 여기서 언급된 ‘V.I’는 승리의 일본 활동 이름이다. 해당 기사는 문제의 침대 사진을 승리와 하룻밤을 보낸 여성에게 제공받았다며 이 여성의 증언까지 실었다. 특히 “승리가 성행위 중 목을 조르는 버릇이 있다”는 여성의 말이 크게 화제가 됐었다.
이에 승리의 팬들 사이에선 ‘목 부분이 다르다’며 사진이 합성 또는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고 국내 언론에서도 사진의 진위 여부에 우선 주목했다. 그렇지만 합성이나 조작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자 한국 언론은 ‘악명 높은 파파라치 가십 잡지의 소행’ 내지는 ‘일본 우익 혐한 움직임의 희생양’이라며 승리를 편들었다. 한편 YG엔터테인먼트는 ‘침대 몰카’ 논란으로 주가까지 폭락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며칠 뒤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핑궈일보’ ‘샤프데일리’ 홍콩 현지 매체들이 연이어 “승리가 일본 모델 쿠보 안나와 홍콩 길거리에서 과감한 스킨십을 나눴다”고 보도한 것. 쿠보 안나가 승리의 뺨에 뽀뽀를 하고 안기는 등 스킨십을 나누는 사진까지 공개됐다. ‘침대 몰카 논란’ 며칠 뒤 바로 쿠보 안나와 열애설이 불거지자 비로소 YG가 입을 열었다. “승리 스캔들은 사실이 아니다. 스캔들이 일어날 만한 일은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것.
쿠보 안나는 성룡 아들 방조명과 열애설에 휩싸여 화제가 된 바 있는 홍콩의 모델 겸 배우다. 참고로 승리는 방송에서 “성룡 아들과 친구”라고 밝힌 바 있는데 실제로 방조명은 승리의 버닝썬에도 직접 방문한 바 있다.
며칠 뒤 빅뱅의 동료들이 관련 입장을 밝혔다. 태양, 대성과 함께 ‘지디 프렌즈 라이브’를 진행하며 지드래곤은 “승리는 잘 지내고 있다. 지금 일본에서 촬영 중이다.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태양은 “혼을 많이 냈다. 반성하고 있다. 실수할 수 있고, 사실 그런 실수를 저흰 같은 형제로서 용서해 주는 게 맞다. 저희가 안고 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승리를 혼냈고,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홍콩 현지 매체들이 보도한 승리와 쿠보 안나의 길거리 스킨십 사진과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이 보도한 승리의 호텔 데이트 사진
2016년 12월 또 다시 사생활 문제로 화제가 된다.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이 승리가 한 여성과 호텔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도한 것. “나고야에서 콘서트를 가진 뒤 식사를 한 승리가 새벽에 한 여성과 호텔로 향했다”고 보도한 ‘주간문춘’은 관련 사진까지 게재했다. 또한 2013년부터 1년 이상 승리를 만났다는 한 여성과의 인터뷰도 실었는데 이 여성은 “만남은 언제나 호텔에서 이뤄졌고 호텔 서비스를 통해 식사를 했다”며 호텔 안에서 있었던 일들까지 자세히 언급했다. ‘주간문춘’은 이 여성이 증거로 제시한 사진을 통해 둘의 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각종 논란으로 피의자가 된 승리는 결국 은퇴선언을 하고 연예계를 떠났다. 태양의 말처럼 빅뱅에겐 ‘안고 가야 할 문제’이던 승리가 비로소 빅뱅을 떠나게 된 것. 게다가 ‘자고 있는 사진 찍히는 거에 트라우마가 있다’던 그는 동료 연예인들과 몰카까지 공유했다. 당연히 단톡방에서 공유된 몰카의 피해 여성들에게도 승리가 말한 트라우마가 생겼을 것이며 훨씬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