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이 10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구교현 제물포 서부간선 환기구 비대위원장, 정재민 정의당 영등포구위원장, 배기남 영등포시민연대피플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손시권 기자)
[일요신문] 손시권 기자 =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이 제물포터널 및 서부간선지하도로 피해 주민 구제에 나섰다. 권수정 시의원은 10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신도림환기구주민비상대책위원회, 구로1동환기구주민비상대책위원회, 제물포서부간선지하도로(영등포양평동)환기구백지화비상대책위원회 등 피해지역 주민들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권수정 시의원을 비롯해 구교현 제물포 서부간선 환기구 비대위원장, 정재민 정의당 영등포구위원장, 배기남 영등포시민연대피플대표, 김하철 정의당 서울시당 기획국장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에서 피해 주민들은 “서울시가 주민안전에 직결되는 지하도로 공기정화시설 검증에 정작 주민은 배제한 채 부실논란이 야기된 특정학회에 모든 시험을 맡긴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며 서울시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감사청구를 예고했다. 아울러,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도 요구했다.
논란이 되는 제물포터널 및 서부간선지하도로는 지속적으로 주민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지난 2017년 초부터 시작된 다이너마이트 발파공사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피해를 겪은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고 공사현장 대기오염 문제, 매일 수천 톤이 유출되는 지하수 문제 등이 제기돼 왔다”며 “이러한 문제는 근본 원인이 해당 공사가 관련 법적 근거나 기준 등이 미비한 상태에서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하도로 내 매연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거론했다.
주민들은 “매연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으면 지하도로 개통 후 지하도로 진출입구나 환기구 인근의 주민들은 오염된 공기를 마시며 살 수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로하며 “당초 서울시는 매연을 일부 정화한 후 환기구로 배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린 이유는 서울시가 환기구를 주택밀집지역 앞에 계획하고도 인근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조차 하지 않았고, 정확한 정화효율도 제시하지 않으며 불안을 가중 시켰기 때문이다”라고 서울시를 강하게 성토했다.
이어 “서울시는 뒤늦게 주민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2016년 12월 환기구를 폐쇄하고, 지하도로 내부에서 매연을 정화하도록 설계를 변경하겠다고 밝혔으며, 서울시는 당시 정화효율 90% 이상이 나오는 대량 공기정화시설을 지하도로 내부에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대도시 대도심 지하도로 자체가 처음인 상황에서 실제 정화효율 90%가 가능한 공기정화시설이 있는지, 오랜 기간 제대로 가동될 수 있는지, 주민안전에 문제는 전혀 없는지 등에 검증된 바 없는 상태이다”라며 “지난 2017년 11월부터 주민들과 주민추천전문가들이 평가결과검증위원으로 참석하는 공기정화시설 검증이 진행됐지만 주민들의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고, 2018년 9월에 시행된 1차 검증시험은 최종시험결과가 평가결과위원들에게 공개조차 되지 않는 등 공정성 문제까지 붉어졌다”고 서울시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서울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1차 시험에서 논란을 수습하지 못한 H학회에 2차 시험도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주민들과의 협의 없이 2차 시험계획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주민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일방통행식 행정”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제물포·서부간선지하도로를 시작으로, 향후 동부간선로, 광화문, 강남 등 서울 전역에서 지하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바, 현재와 같은 주민배제, 부실검증의 문제가 반복돼서는 안된다”며 “이 문제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소대를 가리기 위해 시민감사와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며, 서울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시장면담을 요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제물포터널 및 서부간선지하도로는 대도시에 들어서는 대심도 장대터널로는 전국 최초로 총사업비 1조 원 규모의 민자사업이다. 제물포터널은 2015년 10월에 서부간선지하도로는 2016년 3월에 각각 착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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