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제작보고회에 배우 최귀화, 진선규, 원진아, 김래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20일 기준으로 공개된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예고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목포대교 씬’이다. 극중 조직 보스 장세출(김래원 분)이 목포대교에서 발생한 버스 사고를 해결하는 ‘시민 히어로’로 각성하는 이 장면은 촬영 기간만 9일, 6개 관계기관의 허가 하에 8시간 동안 목포대교를 통제해 만들어졌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강윤성 감독은 “목포대교 같이 큰 대교를 (촬영을 위해) 막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데 목포시와 관계기관, 그리고 목포 시민들의 협조 덕에 저희가 촬영 기회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액션은 아무래도 전작인 ‘범죄도시’와는 좀 차별화된 액션을 해보고 싶었다. 그 시도가 ‘구조적인 액션’이었다”라며 “여러 구조물들을 이용한 장면들이 나온다. 이전 작품과는 다른 방식으로 여러 가지를 시도하려고 노력했다. 그 스케일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에서 주인공 장세출 역을 맡은 배우 김래원. 사진=이종현 기자
조직의 보스에서 국회의원으로 변신하는 주인공 장세출 역의 김래원은 영화 원작 웹툰 ‘롱 리브 더 킹’이 연재 중인 카카오페이지에서 실시한 ‘구독자가 투표한 장세출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1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또 본격적인 제작 직전 제작사, 투자자 회의에서도 장세출 역에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만큼 그와 장세출의 싱크로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래원은 “저도 (1위 소식) 들었다.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며 “한편으로는 그래서 약간의 부담을 가지고 더 열심히 참여했던 것 같다. 다른 때보다 더 많이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강윤성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장세출의 상대역이자 당차고 강단 있는 변호사 ‘강소현’ 역에는 배우 원진아가 열연을 펼쳤다. 앞서 JTBC 드라마 ‘라이프’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영화 ‘돈’에서는 팜므파탈 주식 브로커 등 주로 ‘전문직’을 맡아온 그가 이번에는 열혈 변호사 역으로 변신한 것.
원진아는 “이제까지 제가 맡았던 캐릭터는 정의롭긴 하지만 상대방을 깨닫게 할 때는 간접적으로 돌려서 스스로 알아차리게 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직접적으로 돌직구를 날리는 열혈 캐릭터”라며 “극중에서 전문직을 많이 맡는 것 같은데 사실 저는 공부를 그렇게 잘 하진 않았다. 역할로라도 부모님께 효도 하는 중이다”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에서 열혈 변호사 강소현 역을 맡은 배우 원진아. 사진=이종현 기자
장세출의 ‘자칭 라이벌’이자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조광춘 역의 진선규는 2017년 ‘범죄도시’에 이어 강윤성 감독과의 두 번째 합이다.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강윤성 감독이 직접 진선규를 “제 영화의 페르소나”라고 꼽기도 했다.
진선규는 “앞서 ‘범죄도시’에서 제가 맡았던 위성락은 이유 없이 잔인하고 극악무도했던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조광춘은 이유가 있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어쩔 수 없어서 저렇게 할 수밖에 없겠구나 라는 그런 사정이 있는 악역이다”라며 “장세출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나 열등감, 질투심이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저는 악역이 되니까 마음이 좀 편하다. (극한직업, 사바하를 이어) 다시 악역으로 돌아오게 되니까 이제 또 활개를 칠 수 있겠구나 싶다”라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에서 조광춘 역을 맡은 배우 진선규. 사진=이종현 기자
2선 의원으로 장세출과 선거에서 맞붙는 또 다른 악역 최만수 역의 최귀화는 ‘싱크로 킹’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노숙자에서부터 형사, 검사, 샐러리맨, 그리고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극과 극 캐릭터를 가장 완벽하게 구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번 영화 속 최만수는 원작의 최만수와 가장 다른 캐릭터이기도 해 최귀화가 과연 어떤 캐릭터 해석을 보여줄 지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귀화는 “사실 감독님이 제게 국회의원 역을 시킨대서 ‘아니 대체 무슨 생각이시지, 나한테 국회의원을 준다고 그러네’라고 생각했다. 상상도 못한 역이었다. 학교 다닐 때도 전혀 선거에 나가 본 적이 없는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제가 경험했던, 봐왔던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나쁜 것 뿐 아니라 좋은 모습, 다양한 모습들을 담고 연기를 하려고 콘셉트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에서 최만수 역을 맡은 배우 최귀화. 사진=이종현 기자
원작을 둔 영화들이 늘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원작을 얼마나 따라가느냐’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에 대해 강윤성 감독은 “처음 류경선 작가(원작자)로부터 시나리오 초고를 받았을 때 저는 아직 웹툰을 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 초고 안에서 어떻게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고 상상하면서 촬영이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랬기에 영화는 원작과 다른 결이 있다. 저희는 (원작과 달리) 정치색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 철저하게 오락영화와 장세출이라는 한 인물의 성장기에 집중하고 싶었다”라며 “원작을 그대로 바라시거나, 원작에 대해 기대치가 높은 독자분들께는 또 다른 결로 영화를 보고 즐겨주시기를 말씀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