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예수병원 현 이사장과 병원장의 ‘방만 운영’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예수병원 전경)
부결에도 불구 병원장 임기 3년 더 ‘묵인’
제약 부채 350억 떠넘기기도
[일요신문=전주] 전광훈 기자 = 전북인권선교협의회(이하 ‘인선협’)가 전주 예수병원 이사회의 방만 운영 행태를 꼬집으며 경영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인선협은 지난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예수병원 이사회는 대한예수장로회 총회(통합) 헌법에 명시된 산하기관임을 인정하고, 총회의 지시·명령을 즉시 수용해야 한다”면서 “또한 이를 묵인해 직무유기한 이사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선협은 “지난 2012년부터 예수병원의 노동자 인권문제를 예의주시하다가 2015년 하반기 언론에 공개되기까지 예수병원 정상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왔으나, 이사회의 운영 방향은 그 어떤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라며 즉각적인 정상화를 촉구했다.
특히 “병원장 임기와 관련해 예수병원 유지재단이 요청한 정관변경을 부결했음에도 임원회가 1개월여 만에 정관 변경을 허락하는 불법 행위가 일어났다”며 “이에 인선협은 수 차례의 기자회견과 청원 등을 부당함을 고발해 결국 총회장이 부당함을 인정, 개정 승인을 공식 취소하고 행정지시를 내렸지만 성장경 이사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부당함을 용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인선협 주장에 따르면 전주 예수병원 병원장 임기는 3년 1회(연임)로 한정돼 있었으나, 성장경 이사장을 비롯한 재단은 이를 2회로 변경해 권창영 병원장의 임기를 3년 더 연장시켰다.
또한, 오는 6월 병원장 임기가 종료되는 가운데 병원 구성원들의 공론화 과정도 없이 근대 문화,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는 선교사 사택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요양병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조선시대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오늘에 이른 예수병원이 근본을 부정하는 행태를 보이는 모양새다.
인섭협은 이에 대해 “병원장의 또 다른 목적의 사업을 재단이 발 벗고 나서주고 있는 꼴”이라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실제, 지난 2010년 총 35억 원이 투입돼 재건축을 한 예수병원 장례식장과 유사한 형태를 띄게 될 것이란 게 인선협 주장이며, 당시 담화문에도 이같은 내용이 명시돼 있다.
장례식장 설립 과정을 보면 현 사장의 부친이 20억 원을 출현하고, 남은 15억 원에 대해서는 병원이 은행 대출을 통해 돈을 댔다. 현 사장의 부친이 낸 20억 원을 예수병원이 지난 2011년 재계약을 통해 선급금으로 명칭을 바꾼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초 취지와는 달리 병원이 20억 원의 부채를 안고, 운영권마저 전 이사장에게 넘긴 꼴이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전 사장은 선급금 명목으로 20억 원을 다시 돌려 받았다면은 십 원 한푼 들이지 않고 장례식장을 손에 넣은 형태가 됐고, 병원은 이를 묵인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본지가 확보한 (주)엔젤팜 주주명부를 보면 예수병원의 재정성 부실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한 의약품 법인 회사인 ㈜엔젤팜에도 ‘짬짜미’ 의혹이 일고 있다. (주)엔젤팜은 예수병원과 (유)드림팜과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운영의 불투명은 물론, 회사에 실질적인 권한을 ‘관리약사’가 병원장 부인으로 기재돼 ‘짬짜미’이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설립된 (유)드림팜은 ㈜엔젤팜의 사내 이사 중 자녀가 설립, 회사명만 다를 뿐 한 줄기에서 파생된 회사나 다름 없다는 게 인선협 주장이다.
제약회사 선정과정에서 부채 떠넘기기 정황도 포착됐다. 기존 여러 업체로부터 약을 공급받던 예수병원이 돌연 (주)남양과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미심쩍은 조건이 붙었는데, 남양이 예수병원의 부채 약 350억 원을 떠안는 조건이었다.
현재 ㈜엔젤팜이 약품을 공급중인데, 앞서 밝힌 봐와 같이 예수병원과 (유)드림팜이 설립한 회사로, 결국 한 회사에서 이름만 바꿔 약품을 납품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예수병원 관계자는 “인선협이 주장한 내용들은 병원내 대자보를 바탕으로 한 루머일 뿐”이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관계자는 또 “관리약사 부분에 있어서도 병원장 부인이 관리약사를 맡고 있는건 사실과 다르다”라며 이 부분 역시 부인했다.
예수병원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오명을 씻어내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병원이 적극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전주예수병원은 23일 새로운 이사장 및 부이사장, 총무이사가 선출돼 그간 제기된 의혹을 종식시키고, 병원 내 조직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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