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지분 60%를 인수할 MBK파트너스는 이후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재매각해야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업황이 어렵고, 롯데카드 상황은 더 좋지 않다. 7개 전업 카드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45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억 원(0.7%) 감소했다. 특히 롯데카드는 299억 원으로 7개사 평균 653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868억 원이었던 가맹점 수수료 이익이 올해 649억 원으로 1년 새 25% 이상 쪼그라들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결제부문 채산성이 저하됐다.
서울 중구 롯데카드 본사. 일요신문DB.
수수료 수익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카드사들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성 상품을 늘리고 있지만 롯데카드는 이마저도 어렵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비율이 5.8배로 규제 기준인 6배에 근접했다. 대출 확대를 위해서는 차입을 늘려야 하는데 규제한도가 거의 차서 여력이 없는 셈이다.
결국 MBK 입장에서는 비용 축소로 수익성과 효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 통상 5~7년이 걸리는 PEF의 투자회수 기간도 롯데카드에서는 크게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 연임에 도전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으로서는 비은행 부문 강화의 업적을 조기 달성하기 위해서는 롯데카드 인수합병을 서둘러야 해서다.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는 ‘초고강도 구조조정’이 일반적이다. 심지어 MBK는 2013년 초우량이던 ING생명을 인수한 이후에도 직원 수를 20% 감축할 정도로 이 분야에 정통했다.
롯데카드의 지난 1분기 1인당 순이익은 1800만 원(직원 기준)으로 7개 전업카드사 평균 3700만 원에 크게 못 미친다. 순이익은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데 직원 수(1701명)는 평균치(1657명)를 웃돈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참여한 우리은행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절실하다. 우리카드의 1분기 1인당 순이익은 2800만 원으로 롯데카드와 하나카드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롯데카드 경영효율이 높아지지 않으면 추후 인수 합병한 후 구조조정 부담이 커진다. 비용부담뿐 아니라 자칫 내부 갈등까지 커질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으로선 합병 후에 대규모 인력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큰 반발에 직면하느니 MBK파트너스 손에 피를 묻히게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