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오는 6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이 ‘만찢배(원작 만화를 찢고 나온 배우들)’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앞서 캐스팅 초기에서부터 이들은 원작 만화 ‘롱 리브 더 킹’의 캐릭터와의 높은 싱크로율로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현재, ‘일요신문’이 배우들과 강윤성 감독의 캐스팅 비화부터 촬영장 뒷이야기까지 들어봤다.
오는 6월 19일 개봉을 앞둔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배우들이 지난 20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캐릭터와 배우의 물아일체로 기대감 증폭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제작진 역시 배우와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가장 최우선에 놓고 제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주인공 ‘장세출’ 역으로 선정된 배우 김래원의 경우는 독자들과 제작진, 투자사 모두 만장일치로 ‘김래원-장세출=0’의 공식을 만들어냈다.
강윤성 감독은 “시나리오를 받고 영화 내용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배우를 찾아보자는 목적으로 제작사와 투자사 회의를 진행했데 김래원은 그 가운데 나왔던 첫 번째 배우였다”라며 “회의 참석자들이 만장일치로 김래원에게 캐스팅을 제안했고 그가 바로 와서 역할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래원은 또 카카오페이지 구독자가 투표한 ‘장세출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 1위로 꼽힌 바 있다.
김래원은 “영화가 된다고 했을 때부터 주목을 받아온 작품이었는데 저에게 기회가 왔다. 구독자들이 장세출에 가장 어울리는 배우로 저를 지목해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며 “그래서 약간의 부담을 가지고 더 열심히 촬영에 임했던 것 같다”며 촬영 뒷이야기를 밝히기도 했다.
배우 김래원과 강윤성 감독.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장세출’이 짝사랑하는 상대이면서 ‘외유내강’ 정의로운 열혈 변호사 ‘강소현’ 역에는 원진아가 열연을 펼쳤다. JTBC 드라마 ‘라이프’, 영화 ‘돈’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 그는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20대 대표 여배우로 꼽히고 있다.
원진아는 “강 감독님의 전작 ‘범죄도시’를 보면서 배우 분들이 정말 신나게 연기를 하고 계시다고 느꼈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다”라며 “저도 저런 감독님과 현장에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출연 제안이 온 것에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 촬영 현장이 너무 편하고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세출’의 반대 진영에 선 라이벌 조직의 보스 ‘조광춘’ 역의 진선규와 목포 2선 의원 ‘최만수’ 역의 최귀화는 이번이 강윤성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이다. 앞서 ‘범죄도시’에서 이들은 각각 조선족 위성락과 금천경찰서 강력1팀 반장 전일만 역을 맡아 존재감을 톡톡히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진선규는 강윤성 감독이 우스갯소리지만 자신의 페르소나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스틸컷. 장세출(김래원 분)과 강소현(원진아 분).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먼저 진선규의 캐스팅 비화다. 원작 웹툰을 ‘완독’했다고 밝힌 진선규는 “영화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웹툰을 먼저 봤는데 너무 재미 있었다. 사실은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는 설정이지만 어떻게 보면 장세출 같은 사람을, 소시민을 위해 싸워주는 영웅을 우리는 바라고 있지 않나”라며 “그런 이유로 웹툰을 보며 짜릿하고 설레는 기분을 느꼈는데 마침 감독님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제가 들어가서 작업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씀 드렸는데 이렇게 큰 역할을 주셨다. 잘 소화해 내고 싶었다”고 수줍게 말했다.
최귀화는 원작과 가장 차이가 있는 캐릭터 ‘최만수’를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그에게는 원작보다 시나리오 그대로 연기하는 것이 오히려 캐릭터를 더 세세하게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영화를 보며 원작의 최만수와 극중 최만수가 어떻게 다른지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귀화는 “감독님께서 먼저 캐스팅 제안을 하셨다. 작품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했다기 보다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작업을 한 것 같다”라며 “강 감독님과 작업하면 재미있다. 배우가 준비해온 것에 감독님의 조언이 플러스 되면서 더 나은 장면이 만들어져 연기하는 맛이 생긴다”며 강 감독에 대한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스틸컷. 장세출의 라이벌 조직 보스 조광춘(진선규 분)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촬영 현장이 편해야 작품이 잘 나온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배우들이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바로 “촬영장이 이렇게 편해도 되나”라는 것이다. 배우들에 따르면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촬영 현장에 없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감독의 잔소리, NG, 그리고 ‘대본 원본’이다.
최귀화는 “우리 현장의 힘은 ‘자유로움’에서 온다”며 “대중들은 영화 현장이 굉장히 크리에이티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고 고지식하며 틀에 박힌 공간이다. 그런데 강 감독님은 그런 것들을 아예 무시하시더라”고 설명했다.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 보고, 좋은 것들을 선택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강 감독의 모토라는 게 그의 이야기다.
분위기가 자유롭다 보니 NG도 없을 수밖에 없었다. 김래원은 “누가 봐도 ‘어 이거 NG인 거 같은데’라고 생각하는데 감독님은 ‘아, 자연스럽고 좋다!’라면서 넘어가시더라”며 촬영 현장을 회상했다. 애초에 대본 그대로 촬영이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스틸컷. 2선 의원 최만수(최귀화 분)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김래원은 “초반에는 현장에서 적응이 안돼서 힘들었다. 전날 대본을 보고 잠도 못자고, 고민하고, 상상도 하는데 다음날 가면 (대본이) 모든 게 다 바뀌어 있는 거다”라며 “나중에 감독님 스타일을 좀 알게 되면서 그다음부터는 대사를 안 외우고 현장에 나갔다. 촬영 전에 분장을 하는데 감독님이 분장실에 들어와서 ‘어 래원아, 오늘 씬이 좀 바뀌었어’라고 하시면 ‘제가 그럴 줄 알고 어제 하나도 안 외웠어요’라고 말씀드렸다”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윤성 감독은 “촬영 전날 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뒤에, 당일 현장에 오면 어제 준비했던 것을 그대로 하자고 하기 보다는 현장의 공기를 느끼며 진짜 그 상황의 장세출이나 다른 캐릭터들이 어떤 감정을 느낄지 판단하자는 것에 중점을 뒀다”라며 “많은 고민이 뒷받침하고 있기에 그런 촬영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 ‘스케일’에 모든 것을 건다
“스케일. 기대하셔도 좋다.” 강윤성 감독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에 대해 단 한 마디로 표현했다. 특히 영화 속에서 장세출이 ‘시민 영웅’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된 목포대교 씬의 스케일은 배우들도 단연 최고로 꼽은 것이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제작보고회 현장. 사진=이종현 기자
강 감독은 “목포대교 버스 추락사고 장면은 촬영 전부터 가장 공을 들였다”라며 “스펙터클한 볼거리뿐만 아니라 버스 안에서 느끼는 사람들의 공포와 ‘장세출’의 긴장감 넘치는 움직임을 제대로 담아내고 싶었다”라며 완성도 있는 장면에 대한 자신감을 뽐내기도 했다. 3개월간 지속적인 접촉과 설득 끝에 6개 관계기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9일 동안 촬영한 이 씬은 목포대교를 전면 통제하고 버스와 크레인은 물론 대형선박까지 동원한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한다.
이처럼 스케일 큰 액션이 중점이 되긴 하지만,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강윤성 감독의 전작 ‘범죄도시’와는 궤를 달리한다. 강 감독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범죄도시’ 이후 제게 오퍼가 들어온 작품 중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였다”라며 “액션을 보여주긴 하지만 전작인 ‘범죄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철저한 오락 영화이면서 한 인물의 성장기에 중점을 맞추려고 했다. 폭력조직 보스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던 게 영화의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