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 염기훈이 스테비아 토마토를 맛본 후 놀라는 모습. 사진=염기훈 인스타그램 캡처
[일요신문] 청과물 업계에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설탕물에 잰 듯한 맛을 뽐내는 스테비아 토마토다. 스테비아 토마토가 단맛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스테비아 토마토는 ‘염기훈 토마토’라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5월 14일 전 국가대표 축구 선수 염기훈은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렸다. 스테비아 토마토를 맛보는 영상이었다. 토마토를 한 입 베어 문 염기훈은 “이거 뭐야”라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영상이 게시된 뒤, 스테비아 토마토의 인지도는 급상승했다.
‘염기훈 토마토’는 허브 일종인 스테비아로 단맛을 낸다. 스테비아는 설탕보다 300배 단맛을 자랑한다. 여기에 칼로리도 낮다. 스테비아가 설탕을 대체할 천연 감미료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스테비아 토마토 재배업체 관계자는 “스테비아 농법으로 토마토에 단맛을 첨가했다. 토마토를 설탕에 재 먹으면 영양소가 파괴된다. 그러나 스테비아 토마토는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도 단맛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재배 방법은 업무상 기밀”이라며 말을 아꼈다.
선풍적인 인기 덕분일까. 스테비아 토마토를 시중에서 구하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일반 마트는 물론 대형 마트에서도 스테비아 토마토는 쉽사리 눈에 띄지 않았다. 서울 청량리 청과물 시장 상인들은 “스테비아 토마토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오전 10시다. 10시 기준 몇 분만 지나도 스테비아 토마토는 자취를 감춘다. 도매상들이 다 사가기 때문”이라는 말로 스테비아 토마토 품귀현상을 설명했다.
품귀 현상엔 이유가 있었다. 스테비아 토마토 유통기한이 짧다. 자연히 재배업체는 오프라인 판매를 꺼린다.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은 오프라인에 유통할 경우, 수익성이 낮은 까닭이다. 스테비아 토마토 유통기한은 평균 3, 4일로 일반 토마토 유통기한(평균 6~8일)의 절반 수준이다.
서울 소공동 롯데 백화점 본점은 4월 23일 스테비아 토마토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스테비아 토마토의 유통기한이 짧아 한 달 만에 판매 중지를 결정했다.
스테비아 토마토 재배업체들은 상품을 판매할 최적의 환경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꼽았다. 유통 과정을 최소화 해 신선한 스테비아 토마토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요신문’이 온라인으로 구매한 스테비아 토마토. 주문 이틀 만에 받아볼 수 있었다. 사진=박찬웅 인턴기자
‘일요신문’은 온라인 주문으로 스테비아 토마토를 직접 구매해 봤다. 이틀 만에 신선한 토마토가 집으로 배송됐다. 스테비아 토마토 재배·판매 업체인 ‘부여사랑 팜스마켓’ 관계자는 “스테비아 토마토를 오프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대형마트는 킴스클럽, 롯데마트 두 군데다. 현재로선 추가로 오프라인 시장을 공략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스테비아 토마토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문량을 소화하기 벅찬 상황”이라면서 “기존 찰토마토를 재배했던 비닐하우스 한 동을 스테비아 토마토 재배용 하우스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재배업체 역시 스테비아 토마토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었다.
단맛과 토마토의 조합은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스테비아 토마토가 선풍적인 인기를 이어가려면 ‘짧은 유통기한’이라는 과제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청과물 업계 다크호스’ 스테비아 토마토가 ‘청과물 대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박찬웅 인턴기자 pcw02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