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3일 어깨수술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 나선 류현진. 연합뉴스
[일요신문] 수많은 운동선수들의 수술을 담당하고 현재 키움 히어로즈 수석 팀닥터이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총괄 의무위원장인 CM병원의 이상훈 원장은 류현진이 두 차례의 수술과 잇단 부상에도 지금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건 다음과 같은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상훈 원장이 직접 전한 메시지를 정리한 내용이다.
팔꿈치 수술은 염증과 팔꿈치 조각을 제거하기 때문에 야구 선수가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복귀하는 데 큰 문제가 안 된다. 류현진의 경우 어깨 수술이 문제였는데 임상에 의하면 선수가 어깨 수술을 받고 회복한 다음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데 3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말이 3년이지 이 3년을 기다려주는 구단은 흔치 않다. 그 과정에서 선수는 조급한 마음에 재활을 서두르게 되고 결국 기량을 되찾지 못한 채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수술 이후의 통증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희석되기 마련이다. 문제는 수술 전후의 정신적 트라우마로 인해 원래 갖고 있던 좋은 매커니즘으로 공을 뿌릴 수 없다는 사실이다. 선수가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열심히 훈련하지 않는다면 본연의 유연성을 잃게 되고 유연성을 이용한 투구 패턴이 바뀌면서 공의 무브먼트도 적어져 영영 기량을 되찾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류현진은 3년의 시간 동안 다른 선수들과 달리 두려움과 맞서 재활에 매진했고, 선천적으로 타고난 유연성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재활 훈련을 소화했다. 특히 부상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완벽히 극복해 내는 강한 멘탈을 보여줬다.
흔히 경기 복귀를 넘어 원래의 기량을 회복하는 것을 RPP(return to prior performance)라고 부르는데 류현진의 경우 RPP성공률이 7%에 불과했다. 류현진이 7%에 포함될 수 있었던 건 강한 멘탈과 타고난 유연성,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재활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의학계에서도 류현진의 재기와 부활을 두고 ‘위대한 성공’이라고 부른다. 류현진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건 정말 대단하고 경이로울 정도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