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음주운전 적발 이후 은퇴를 선언한 ‘푸른피의 사나이’ 박한이.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KBO리그 데뷔 이후 19년 동안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박한이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박한이는 은퇴를 선언했다.
5월 27일 아침 박한이는 자녀 등교를 도우려 운전대를 잡았다. 오전 9시경 귀가하던 박한이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접촉사고를 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매뉴얼에 따라 음주측정을 했다.
음주측정 결과 박한이의 혈중알콜농도는 0.065%였다.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박한이는 26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친 뒤 자녀의 아이스하키 운동을 참관한 뒤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했고, 이 자리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경위를 파악한 삼성 구단은 곧바로 KBO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 박한이는 고심 끝에 은퇴를 선언했다. 음주운전 적발 이후 박한이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한이는 “징계·봉사활동 등 어떤 조치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면서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 여러분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라는 사과를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19년 동안 KBO리그에서 활약한 베테랑 박한이는 불명예스럽게 선수 생활을 마치게 됐다. 박한이는 KBO리그 19시즌 통산 2127경기에 출전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94/ OPS(출루율+장타율) 0.795/ 2174안타/ 146홈런/ 149도루/ 906타점/ 1211득점이다.
박한이는 ‘꾸준함의 대명사’이자 ‘푸른피의 사나이’로 이름을 알렸던 선수다. 박한이는 2001년부터 2016년까지 16시즌 연속 100안타 고지를 밟으며, 꾸준함을 자랑했다. 박한이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7차례에 걸쳐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했다. 선수 생활 내내 삼성에 적지않은 공헌을 한 박한이는 공공연한 ‘영구결번’ 후보이기도 했다.
5월 26일 박한이는 키움전 9회 말 2사 1, 2루 상황에서 키움 마무리 조상우의 150km/h 강속구를 끝내기 2루타로 연결했다. 박한이의 2루타는 삼성의 대역전극에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이 타석은 박한이 프로 생활 마지막 타석으로 남게 됐다.
KBO리그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타자 박한이가 불명예 은퇴했다. ‘꾸준한 활약’으로 사랑 받아온 박한이의 불명예 은퇴 소식에 많은 야구팬은 충격에 빠졌다. 박한이는 5월 28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될 전망이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