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S홀딩스는 2011년 1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홍콩 FX마진거래 투자로 월 1~10%의 배당금과 1년 내 원금 상환 조건으로 1만 2700여 명에게 1조 96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 회사다.
창단 당시 FC xxxx 축구단. 사진=일요신문DB
IDS홀딩스는 2014년 8월 탤런트, 영화배우, 가수, 개그맨, 아나운서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FC xxxx 축구단을 창단했다. 구단주는 김 아무개 씨, 축구단 단장은 영화배우 정 아무개 씨가, 부단장은 가수 겸 작곡가 이 아무개 씨와 가수 최 아무개 씨가 맡았다. 그 외 축구단원들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남자 연예인들이다.
FC xxxx은 대외적으로 친목과 봉사를 위한 축구단을 내세우면서 유소년 유망주 선수 육성, 자선경기와 기부 등 사회공헌을 표방했다. 하지만 IDS홀딩스 대표인 김성훈 씨가 2016년 9월 구속 기소된 이후 이 축구단은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축구단 명칭인 xxxx라는 이름 자체가 IDS홀딩스와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IDS홀딩스는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끌어 모으기 위해 2014년 1월 홍콩에 법인을 설립할 당시 법인명을 바로 ‘xxxx’으로 명명했다. 그 후 이 회사는 같은 해 11월 홍콩 법인의 이름을 IDS포렉스로 변경했다.
구단주 김 아무개 씨는 성은 놔두고 이름만 가명을 사용했고, 실제로는 IDS홀딩스 D지점장을 맡았던 인물로 확인됐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IDS홀딩스 사건 수사기록을 보면 축구단 구단주인 김 씨는 2015년 4월부터 2016년 9월까지 투자자들로부터 100억 원 이상의 돈을 끌어 모아 27억여 원의 수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지점장들은 대부분 구속됐고, 그 중 16명은 징역 5년부터 12년 형이 확정됐음에도 김 씨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IDS홀딩스 자회사 사건의 한 피해자가 김 씨와 나눈 대화 내용에 따르면 김 씨는 자신의 사법부 인맥을 은연중에 자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IDS홀딩스의 전신 IDS아카데미 2014년 창립 7주년 홍보 영상 캡처.
IDS홀딩스의 유명인 마케팅 사례는 FC xxxx 축구단 사례뿐만이 아니다. IDS아카데미(IDS홀딩스의 전신)는 2014년 창립 7주년 홍보 영상에 정치인과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을 대거 출연시키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검사장 출신의 정치인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 변웅전 전 자유민주연합(자유한국당에 흡수) 의원, 소진·유라·민아·혜리로 구성된 인기 아이돌 그룹 ‘걸스데이(올 1월 해체)’, 개그맨 박준형·유민상 씨 등 연예인들이 출연해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경대수 의원과 변웅전 전 의원의 홍보영상 출연에는 충청권 마당발이자 IDS홀딩스 회장이었던 유 아무개 씨가 힘을 쏟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 씨와 경 의원은 충북 괴산군 장풍초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영상 출연 배경에 대해 경 의원 측 관계자는 “당시 유 씨가 의원실로 찾아와 경 의원에게 이대로 읽어달라고 한 뒤 스마트폰으로 촬영해갔다”고 설명했다.
홍보영상에 등장한 연예인 소속사 관계자들은 “공문을 접수받아 검토 후 출연을 결정한다는 점만 알아 달라. 출연을 의뢰한 회사가 문제가 있는데도 연예인이 공식 계약을 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단발 출연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명인들을 동원한 마케팅을 기획한 김성훈 대표는 당시 영상에서 “저에게 회사의 비전이 뭐냐고 물어보시곤 한다. 저는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을 부자로 만들어 드리겠다”며 천연덕스럽게 투자를 유도했다.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 측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이민석 변호사는 “IDS홀딩스는 유명인들을 사기 행각에 동원해 투자자들을 대박이 아닌 쪽박을 차게 만들었다”며 “유명인 마케팅을 통해 사기 규모를 키우고 사기행각을 희석시키는 동시에 자신들의 방패막이로 삼으려 했다”고 질타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