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축구 선수가 막 골을 넣으려는 중요한 순간, 갑자기 눈앞에 증기 기관차가 지나간다면 어떨까. 실제 이런 축구 경기장이 있어 화제다.
슬로바키아 치에르니 발로그에 있는 아담한 크기의 축구장이 바로 그런 곳이다. 지역의 아마추어 축구 클럽인 ‘TJ 타트란 치에르니 발로그’ 소유의 경기장인 이곳에서는 일정 시간이 되면 흰 연기를 내뿜는 증기 기관차가 지나간다. 그것도 바로 관중석 코앞을 지나가기 때문에 더욱 실감이 난다.
경기장과 관중석 사이에 놓인 철로 위로 증기 기관차가 지나가는 세계 유일의 축구 경기장인 이곳의 기원은 19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먼저 건설된 것은 철로였다. 1914년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서 건설된 이 철로의 길이는 20세기 중반까지 13만 2000㎞에 달했을 정도로,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가장 광범위하게 뻗어있는 삼림 철도망이었다.
축구 경기장이 세워진 것은 1982년 철도 운행이 중단된 후였다. 하지만 10년 후 지역의 관광산업을 개발하면서 철로 운행이 다시 재개됐고, 오늘의 모습에 이르게 됐다. 현재 철로의 길이는 17㎞며, 기차는 관광용으로 운행되고 있다. 출처 ‘어뮤징플래닛’.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