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들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첫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사진=일요신문 DB
31일 오전 9시 25분께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지수대)에 도착한 임 부장검사는 “2016년 당시 부산지검과 대검찰청 안에서 들었던 대용에 대해 사실대로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임 부장검사는 부하 검사의 공문서위조 사실을 묵인했다며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검사 등 4명을 지난달 19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2015년 12월 고소인의 고소장을 분실한 A 검사는 고소인이 앞서 제출한 다른 사건의 고소장을 복사했다. 이후 실무관을 시켜 고소장 표지를 만든 뒤 상급자 도장을 임의로 찍어 위조했다. A 검사는 이렇게 위조한 고소장을 바탕으로 사건 각하 처분을 내리고 상부 결재까지 받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고소인이 문제를 제기하자, A 검사는 2016년 6월 고소장 분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부산지검은 위조 사건과 관련해 감찰 또는 징계위원회 등을 통한 경위 파악을 하지도 않은 채 A 검사의 사직서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이 아닌 경찰에 고발한 이유에 대해 “우리 검찰 기관의 ‘제 식구 감싸기’ 문제는 1, 2년 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2015년 남부지법 성폭력 사건을 은폐했던 부분부터 계속해서 대검찰청 감찰 제보 시스템을 통해 자체 개혁과 감찰, 처벌을 요구해왔으나 묵살 당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수사권조정과 관련한) 시기의 공교로움에 대해서는 검찰이 자초한 일이므로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며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냈는데도 1년간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떠밀려서 여기까지 오게 되어 슬프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김수남 전 총장까지 혐의가 있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선 “(이번 건은) 전국에 ‘부산지검이 너무하다’고 소문이 나 대검찰청에서 직접 감찰을 했던 사안”이라며 “그것을 사표 수리까지 해 처리한 건, 검찰종장의 결재가 있어야지만 가능한 상황이라서 공범이고 최종 책임자다”라고 주장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