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 씨의 의붓아들 A 군(4)이 지난 3월 청주에서 의문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버지의 직장이 있는 청주에 놀러온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A 군은 고 씨의 현재 남편과 그의 전 부인 사이에서 난 아이였다. 고 씨에게는 의붓아들이다. 고 씨는 자신이 살해한 전 남편과 2017년 이혼한 뒤 현재 남편과 재혼했다. 세 가족의 생활권은 청주가 아닌 제주도였다. 고의 현재 남편 역시 제주도 주민이나 직장 문제로 청주에 집을 얻어놓고 제주와 청주를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A 군은 고 씨와 함께 제주도 친가에서 지내다가 종종 청주 집을 방문하곤 했다고 한다.
전 남편 강 씨(36)에 대한 살인 및 사체 유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이 지난 4일 구속됐다.
A 군이 사망한 3월 2일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청주상당경찰서에 따르면 A 군은 고 씨와 함께 2월 25일에서 28일 사이 청주 집에 놀러 왔다. 고 씨의 현재 남편은 지난 해 12월쯤부터 육아휴직 중이었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던 중 돌연 A 군이 사망했다. 3월 2일 옆에서 자던 아들이 숨진 것을 발견한 고 씨의 현재 남편은 곧바로 ‘자고 일어나 보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다. 청주를 방문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던 시점이었다. 당시 고 씨는 다른 방에서 자고 있었다.
출동한 소방당국과 수사기관은 A 군의 사망에 타살로 의심되는 외상이나 특별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원도 A 군이 질식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정확한 사인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최근 고 씨의 엽기적 살해 행각이 주목을 받자 그의 의붓아들도 지난 3월 숨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각종 언론에서는 A 군의 사망 원인을 질식사로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4일 ‘일요신문’이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A 군은 사망사건은 질식사가 아닌 의문사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청주상당경찰서 관계자는 “언론에는 ‘고 씨의 현재 남편이 자는 동안 아이의 배에 발을 올려놔 질식사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오보다. 한두 살도 아니고 네 살 남아가 그 정도 사안으로 질식사 하기는 쉽지 않다. 고 씨의 현재 남편이 아들의 죽음이 질식사로 확정된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매우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A 군의 사건이 종결된 것도 아니었다. 경찰 관계자는 “고 씨 때문에 A 군 사망에 대한 수사가 재개된 것처럼 알려졌는데 사실이 아니다. 수사를 계속하고 있던 와중에 고 씨의 살해 사건이 터진 것”이라며 “타살 가능성 여부도 수사를 더 진행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A군 사망사건은 청주상당경찰서와 제주동부경찰서가 함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구속된 고 씨에 대해서는 살해혐의 뿐만 아니라 사체 손괴와 은닉 등의 혐의가 추가됐다. 경찰은 고 씨가 사체로 추정되는 물건을 바다에 던진 모습이 담긴 cctv를 입수해 수사 중이다.
김민표 인턴기자 minpyo810@ilyo.co.kr